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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200만명 시대…자영업자 30%가 세받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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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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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칼럼]

건물주 200만명 시대…자영업자 30%가 세받고 산다
부동산임대업자 200만명 시대가 도래했다. 국세청이 17일 발표한 ‘2020년 국세통계 1차 조기공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개인 부동산임대업자(법인 제외)는 1년 전보다 11만4039명 늘어난 197만3320명으로 집계돼 200만명에 거의 육박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반기에 이미 200만명이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실제로 국세청의 월별공개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개인 부동산임대업자는 이미 214만명을 넘어섰다. 개인과 법인을 모두 포함한 전체 부동산임대업자는 2019년 말에 200만명을 넘었다.

개인 부동산임대업자는 2015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는데 특히 2017년 정부의 임대사업자 양성화 정책 이후 가속화됐다. 정부는 임대주택 확충과 공정과세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2017년 8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과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통해 임대사업자에게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 종부세 등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80%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건물주 200만명 시대…자영업자 30%가 세받고 산다
2017년 이후 3년간 개인 부동산임대업자 증가율은 연평균(기하평균) 9.4%로 매년 11만명 이상씩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주요 3대 업종으로 꼽히는 도소매업(2.4%)과 음식숙박업(1.9%)에 비해 증가 속도가 월등히 높았다. 특히 정부의 임대사업자 양성화 정책 발표 다음 해인 2018년 한 해에만 20만8036명 늘어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법인도 2017년 정부의 임대사업자 양성화 정책 시행 이후 3년 연속 부동산임대업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2019년엔 한 해에만 3803개의 법인이 늘어나 201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건물주 200만명 시대…자영업자 30%가 세받고 산다
전체 개인사업자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자의 비중은 2018년 말 27.6%에서 2019년 말 28%로 증가해 개인사업자 10명 중 2.8명이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 비중은 각각 19.7%와 11.1%로 전년보다 그 비중이 각각 –0.2%포인트씩 감소했다.

부동산임대업자 비중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는데 2013년 도소매업자를 제치고 개인사업자 1위에 오른 뒤 줄곧 수위를 지키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통적으로 개인사업자가 많이 몰려 있던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지속적으로 그 비중이 감소했고, 특히 2017년 정부의 임대사업자 양성화 정책 이후 부동산임대업으로의 쏠림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수년 내에 부동산임대업 단일 업종만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합친 것보다 많아져 개인사업자 가운데 절대 다수가 부동산임대업자가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현재도 부동산임대업자가 가장 많다. 더이상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이 개인사업자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업종이 아니다. 그런데 수년 내 절대 다수가 부동산임대업자가 된다고 하면 소위 ‘임대업자 공화국’이란 말이 헛말이 아니게 된다.

개인사업자가 가장 많이 몰린 업종이 부동산임대업이라는 사실은 지금 한국 사회가 노동이나 창업 등을 통해 부가가치 증대를 꾀하기보다는 손쉽고 편하게 지대를 추구하려는 비생산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중의 우스갯소리로 초등학생은 장래희망이 임대업자라고 답하고, 고등학생은 건물주가 꿈이라고 말한다는 게 있다. 그리고 3040세대는 수익형 부동산이나 갭투자로 재테크를 하고 은퇴자들은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바라고 전월세를 놓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전 국민이 손쉽게 지대를 추구하려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은 건 오래됐다. 1970~1980년대엔 ‘복부인’이라는 말이 유행했고, 현재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틈만 나면 인기 연예인의 거액 부동산 투자 소식이 포털의 메인 뉴스를 장식하고 그때마다 온 국민이 부러워한다.

건물주 200만명 시대…자영업자 30%가 세받고 산다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비단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부동산 증가율이 금융자산인 저축액 증가율을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40세대의 부동산 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3040세대의 부동산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0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며, 부동산 증가율이 저축액 증가율을 앞선 현상이 2015년 이전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3040대 가구가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더 적극적이란 것을 보여준다.

부동산임대업자가 200만명을 넘고 개인사업자 1위에 오른 이유는 너도나도 손쉽게 지대를 추구하려 하고 또 그것이 현명한 재테크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22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집값을 잡으려고 해도 번번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들이 저마다 건물주(=부동산임대업자)가 되려 하고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데 집값 잡는 부동산정책이 먹힐 리가 만무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7월 23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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