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문턱 낮아진다…10월부터 첩약 건보적용 시범사업

(영천=뉴스1) 정우용 기자 = 27일 경북 영천시 한의마을에서 개막한 제17회 영천한약축제장에 수백종류의 국산 한약재가 전시돼 있다.2019.9.27/뉴스1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한약재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약인 ‘첩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한의원 문턱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은 한의 치료에 대한 국민 부담을 덜고, 급여화에 따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첩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2018년 기준 건강보험 전체 보장률은 63.8%인 반면 한의원의 경우 52.7%, 한방병원 34.9%로 낮은 수준이다. 보장범위 확대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복지부는 진단했다.

복지부는 “첩약은 비급여로 본인 부담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한의 치료법 중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요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부 “안전성·유효성 한층 더 강화된 첩약 제공할 것”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7.20. [email protected]

정부는 이날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본회의를 열어 ‘환자 맞춤형 한약’이라는 첩약의 특성을 고려한 시범사업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건강보험에 가입한 환자가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만 65세 이상) △월경통 질환 치료를 위해 시범기관에서 첩약을 처방받을 경우 시범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시범기관은 규격품 한약재 사용, 조재내역 공개 등 신청 조건을 충족하는 한의원이다. 진찰·처방 후 첩약을 직접 조제하거나 약국 또는 한약국에서 한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조제할 수 있다.

시범수가는 진찰비 포함 10만8760~15만880원 수준(10일분 20첩 기준)이다.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10일까지 본인부담률 50%가 적용돼 실제로 5만1700~7만2700원에 치료용 첩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급여 범위를 초과할 경우에는 전액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또 한의학 진료의 고유특성을 고려해 검사, 진단, 처방 복약, 조제, 탕전 등 행위 소요시간을 반영한 행위수가도 신설했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준비기간을 거쳐 10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의 타당성 분석과 첩약의 안전성·유효성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통해 첩약 건강보험 적용의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한약재 규격품 관련 시스템 구축, 처방 내역 공개, 조제 안전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안전성·유효성이 한층 더 강화된 첩약을 제공하면서 치료비 부담은 낮춰 한의약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