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칼 넣은 '자살캔디'에…"SNS 유해정보 강력 처벌해야"

"안에 진짜 면도칼이 들어있는 막대사탕이에요."


레진 아트(모형을 만드는 데 쓰는 합성수지로 하는 공예) 상품 판매자가 '자살캔디'를 판매한다는 글이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자살을 미화할 수 있다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판매자는 지난 19일 "딸기맛, 오렌지맛, 레몬맛, 포도맛 네 가지 맛의 자살을 즐겨보세요!"라는 글과 함께 가격을 기재하며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판매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탕은 진짜가 아닌 레진 공예로 확인됐다. 판매자는 "혹시라도 떨어뜨리거나해서 사탕 부분이 깨지게 되면 면도칼에 베이지 않게 조심해서 안전하게 버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자살캔디'를 작품으로 묘사한 판매자의 해명에 누리꾼들은 "자살은 예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어떤 형태가 됐든 자살은 아름답게 묘사되면 안 된다"며 "자살의 이유나 과정, 이후 등 어디에서도 귀엽고 아름다운 건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곳에 '자살캔디'가 올라왔다면 친구를 태그해서 '나 이거 살까?'하고 인증하는 문화가 조성됐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우울증 환자가 이 제품을 사서 나쁜 의도로 사용하면 어떡하려고 그러냐" "아픔을 낭만화하면 안 된다" "고위험군 대상들에겐 예술보단 실제로 느껴질 것"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처럼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판매자는 '자살캔디' 판매글을 삭제했다.

그는 "본 작품의 이름과 홍보문구가 자살을 미화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자살을 생각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제가 그랬듯 약간의 즐거움이나 통쾌함을 느끼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 작품이 노출되고 불쾌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런 걸 원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극단적 선택이 하나의 밈(인터넷상에서 문화 콘텐츠)로 다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실제 트위터에서는 'ㄷㅂㅈㅅ'(동반자살) 등의 키워드로 "파트너를 구한다" "같이 준비해보자" "준비물을 알려달라" 등의 유해 정보들을 공유하는 글들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시행돼 온라인에서 자살 유발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처벌받게 된다. 온라인을 통해 자살 동반자를 모집하거나, 자살 방법·실행·유도를 담은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유포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익명성을 보장하고 해외에 본사를 둔 SNS는 작성자의 정보를 특정하는데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려 형사 처벌이 어려워 좀 더 적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도 "혹시나 하는 사람들이 호기심에 검색해 너무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자살율 1위인 한국이 너무 쉽게 자살에 노출되는 슬픈 현실"며 우려를 표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