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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그들만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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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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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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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계층의 전유물이던 ‘원정출산’. 지금은 농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의미는 전혀 다르다. 지역 내 변변한 산부인과가 없어 임산부가 도시를 전전하는 것을 뜻한다. 지역간 의료격차를 보여주는 사례는 비단 산부인과만이 아니다. 지방에는 내과, 외과, 소아과 등도 의사가 부족해 병원이 휴폐업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방에선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코로나19(COVID-19) 최전선에 있는 감염내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현재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는 275명이 전부다. 대부분 대도시·대형병원에서 일한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쓰나미를 막아내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괜한 말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와 감염병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하자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가 또다시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14일이나 18일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난을 헤쳐나가기 위해 똘똘 뭉쳐도 모자를 판에 국민안전을 볼모로 총파업을 들먹이는 것은 밥그릇 지키기 위한 현실부정,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1990년대 3300명까지 늘어난 의대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선 의사들의 요구로 축소돼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됐다. 이 결과 30년이 지난 지금도 의료진 부족 문제와 지역간 의료격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4명으로 OECD 평균 3.48명에 크게 못 미친다. 한의사를 빼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역별 의사 수는 서울이 1000명당 3.1명인 반면 세종은 0.9명, 경북은 1.4명, 울산·충남은 1.5명, 충북·경기·경남은 1.6명에 그친다.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 지역격차도 심각한 것이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의료 이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정원 확대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당정의 추진방안을 뜯어보면 최선책은 아니어도 차선책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추진방안에 따르면 2022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의과대 학부생을 매년 400명, 총 4000명을 추가 선발한다. 4000명 중 3000명은 지역의사로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들은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만약 지역 의무복무를 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을 환수하고 의사면허도 취소한다. 대학별 정원배정은 의료취약지가 우선 고려 대상이다. 전문과목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중증·필수 의료분야로 한정된다. 돈 되는 진료과에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계획대로라면 의료 사각지대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머지 1000명은 역학조사관, 중증외상 등 특수·전문분야와 기초과학, 제약·바이오 등 의과학 분야에 배정된다. 아울러 폐교된 서남대 의대를 활용한 공공의대 설립도 추진한다. 공공의대 역시 의사면허 취득 후 공공보건의료기관, 복지부, 시도 등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인 의료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물론 이 같은 한시적 조치로 지역간 의료격차와 의료 사각지대가 모두 해소될 수는 없다. 정부는 인구 고령화와 의료 수요에 맞춰 보다 세밀한 중장기 의료인력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의료수가 개선 등 지역 내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필요성이 입증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종합대책 수립도 필요하다. 의사단체들도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고 국내 의료여건 개선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자신들만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위한 총파업 으름장이 아니라면 말이다.
[광화문]그들만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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