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기술입힌 청각 장애인 택시 내달부터 달린다(상보)

SK텔레콤의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도움을 받은 청각 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가 다음달부터 시내를 달린다.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정책 지원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대기업과 소셜 벤처의 협력이 만든 합작품이다.


SK텔레콤과 코액터스는 29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코액터스가 다음달 1일 새롭게 선보이는 직영 택시 서비스 '고요한 M(모빌리티)'을 발표했다. 코액터스는 청각 장애인이 운전하는 '고요한 택시' 운행을 도와 온 소셜 벤처다. 2년 전부터 SK텔레콤과 함께 청각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안전 운행을 지원하는 사회적 가치 활동을 이어 왔다.

코액터스는 내달 1일부터 청각 장애인 운전기사를 고용한 직영 운송 서비스 '고요한 M'을 시작한다. 현행 여객자동차법에 따르면, 관련 면허가 없이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지난 5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았다.

'고요한 M'의 기사는 코액터스가 직접 고용한 청각 장애인들이다. 이들은 첨단 안전 기술을 탑재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 코액터스는 운전 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사납금제 대신 전액 월급제를 적용한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2년간 운영한 고요한 택시 청각 장애인 기사의 월평균 급여는 255만원으로 청각장애인 월평균 125만원보다 2배 가량 높다"며 "고요한 M은 월 240만원을 기준으로 성과금 등을 더해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액터스는 일단 택시 차량 10대와 청각 장애인 기사 15명 수준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 운행 대수를 1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100명 이상의 청각 장애인 운전 기사를 고용할 것"이라며 "사업 확대에 따라 더 많은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코액터스가 직영 운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SK텔레콤의 지원과 협업 덕분이다. 두 회사는 장애인의 사회 진출 활성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위해 지난 2018년 손잡고 '고요한 택시'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청각장애인 기사가 택시 호출 신호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콜 인입 및 배차 시 깜빡이 알림 기능'을 티맵 택시 앱에 구현했다. 배차시 기사와 고객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배차 알림 팝업'과 '메시징 기능'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기사 모집부터 택시 자격 취득·교육 등 청각 장애인 기사 양성을 위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고요한 택시가 2년 동안 고용한 청각 장애인 택시 기사는 62명, 운행 건수는 15만 건을 넘어섰다.

'고요한 M' 택시와 기사들에겐 SK텔레콤이 개발한 청각 장애인 전용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와 T케어 스마트워치 등을 지원한다. 소리를 듣지 못 하는 청각 장애인 기사들의 안전 운행을 돕기 위한 첨단 기술이다.

일반 ADAS는 차선 이탈, 전방 추돌 경고 등의 실시간 주행 상황을 청각·시각 정보로 제공한다. 청각 장애인 맞춤형 ADAS는 T케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손목의 진동으로도 알림을 동시에 전달해 위험 상황을 알려준다.

승객의 폭행 위험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경찰청과 '긴급 SOS' 시스템도 구축했다. 장애인 기사가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 위치와 현장 상황이 112에 바로 전달된다. 승객의 편의성도 높다. 선호하는 드라이버를 직접 설정해 배차를 선택할 수 있다. '고요한 M' 전용 앱은 물론 티맵(T map) 택시를 호출해도 '고요한 M' 배차와 연계된다.

여지영 SK텔레콤 오픈 콜라보 그룹장은 "당사와 코액터스와의 동행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ICT기업과 소셜 벤처와의 대표적 협업 사례"라며, "5G 시대 ICT를 활용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구용 SK텔레콤 로드러너프로젝트팀장,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 여지영 SK텔레콤 오픈콜라보그룹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