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새 성장동력 찾는 두산重…쇼핑백에 '항공우주' 담았다

두산중공업 (14,690원 ▼210 -1.41%)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에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이 추가된다. 3D 프린팅 기술로 해당 산업 부품을 설계·제조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여기에 가스터빈과 해상풍력까지 가세하면 총 매출 4조원 이상의 신규 성장동력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항공우주 품질경영시스템의 'AS9100' 인증을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AS9100은 세계 항공우주 분야에서 요구되는 안전성, 신뢰성, 특수성을 반영해 국제항공품질협회(IAQG)가 제정한 국제 표준 규격이다. 항공산업 진입하려면 반드시 이 인증을 따야 한다. 두산중공업이 사실상 항공우주 부품 사업의 참여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이 획득한 AS9100 인증 범위는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3D 프린팅 개발 및 제조 분야다. 3D 프린팅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분말을 층층이 쌓으면서 레이저로 용융시켜 부품을 제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일반 가공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설계까지 가능하며, 제조단가를 절감하고 제작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등 발전용 부품 제작 선진화를 위해 2014년부터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 이후 이 분야에서 200억원을 투자하며 창원 본사에 3D 프린팅 전용 팹(FAB, 제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PBF(Powder Bed Fusion) 방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대형 금속 3D 프린터도 도입했다. 금속 분말처럼 소재를 아주 얇은 층으로 평평히 깔고, 고출력의 산업용 레이저나 전자빔을 조형하고자 하는 모델에 용융시켜 적층하는 기술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송용진 두산중공업 전략·혁신부문장은 "이번 인증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기존 발전용 부품 제작은 물론 항공, 우주산업 부품 제작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2025년부터는 3D 프린팅 소재 매출을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또 다른 신규 성장동력도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가스터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세계에서 5번째로 개발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시험 운영과 실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년 상용화해 2026년까지 이 부문에서 3조원 매출을 낸다는 게 회사 목표다. 두산중공업은 수소 가스터빈 개발에도 나섰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훈풍을 탄 해상풍력 사업은 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3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기에 이어 지난해 7월엔 5.5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의 국제기술인증도 따냈다. 해상풍력에 특화된 대용량 모델인 8MW급 발전기 국책과제에도 주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3D 프린팅 시장은 2024년 최대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성장 시장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