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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옥수수밭으로 간 까닭[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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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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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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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핑(중 지린성)=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동북부 지린성 쓰핑시 리수현의 녹색식품원료 시범 구역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시 주석은 곡물 생산, 농토 보호 및 활용 현황 등을 시찰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20.07.23.
[쓰핑(중 지린성)=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중국 동북부 지린성 쓰핑시 리수현의 녹색식품원료 시범 구역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시 주석은 곡물 생산, 농토 보호 및 활용 현황 등을 시찰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20.07.23.
[서우셴=신화/뉴시스]중국 안후이성 서우셴에서 18일 홍수가 발생해 성문 주변에 흙탕물이 들어차 있다. 2020.07.20
[서우셴=신화/뉴시스]중국 안후이성 서우셴에서 18일 홍수가 발생해 성문 주변에 흙탕물이 들어차 있다. 2020.07.20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지난 25일자 1면에는 지린(吉林)성 시찰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옥수수밭에서 현장을 지도하는 사진이 실렸다. 시 주석은 곡창지대를 여유롭게 시찰하며 "손안에 양식이 있으면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행동은 정치적이며 하나하나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 주석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이따금 현장 시찰에 나섰다.

올해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 지방 현장시찰은 지난 3월 초 이뤄졌다.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방문했다.

그는 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비롯해 군인, 주민센터 근무자, 경찰, 자원봉사자와 환자, 지역 주민 등을 위문했다.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할 때 시 주석은 이곳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코로나19 종석선언의 시그널로 읽혀졌다.

이후 시 주석은 두번째 지방 시찰로 저장(浙江)성 닝보(寧波)를 방문, 마스크를 쓴 채로 산업시설을 둘러봤다. 시 주석의 방문은 조업재개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로 해석됐다.

지난 4월 시 주석은 중국 서북부 산시(陝西)성의 친링(秦嶺)산맥을 생태보호 실태점검 차원에서 방문했다. 생태보호와 관련한 현지조사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이 과거 고위 관료의 지시불이행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는 점에서 관료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는 중국이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 6월 시 주석은 닝샤(寧夏) 후이족(回族) 자치구를 방문해 빈곤 탈퇴 상황 등을 점검했다. 닝샤는 소수민족의 자치구로 대표적인 빈곤지역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과 탈빈곤을 여러 차례 강조, 자신이 내세운 이들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가장 최근 이뤄진 지방시찰이 지린성이다. 같은 기간 중국 남부지방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홍수로 수재민이 5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158명이 사망·실종했고, 직접적인 재산피해액만 1444억위안(약 24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많은 이들은 시 주석이 이곳으로 달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창장(長江·양쯔강)유역 홍수 통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싼샤(三峽)댐 수위도 최고수위(175m)에 12m 정도 못 미치는 163m까지 상승했다. 샨샤댐이 붕괴될 경우 수억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란 얘기도 떠돈다.

지난 1998년 대홍수때는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현장에 달려가 민심을 다독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홍수로 황토물이 논밭을 뒤덮은 남부 대신 곡창지대인 지린성 옥수수밭을 선택했다.

시 주석의 행보는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린성 시찰이 끝난 후 관영매체는 "백성들이 배불리 잘 먹게 하고, 식량 안보 기초를 다져 중국의 밥그릇을 튼튼하게 한다"는 내용의 선전성 보도를 쏟아냈다.

옥수수는 중국의 대표적인 수입 곡물이다. 쌀과 밀은 자급자족이 충분하지만 옥수수와 대두(콩)은 수입을 해야만 한다.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중국이 식량이 무기화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 주석은 지린성 시찰에서 대표적 중국차 브랜드인 훙치(紅旗) 제조사를 방문해 "민족 자동차 브랜드를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전쟁 시대에 핵심기술 보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등 대외적인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당장 인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대신 미국과의 장기전을 대비하는 듯하다. 외교 소식통은 "물난리야 이미 발생한 것이고 옥수수 생산에 차질 없어야 한다는 식량안보를 중시하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중국엔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의미를 가진 '군주민수(君舟民水)' 고사성어가 있다. 백성은 물이니 강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

시 주석은 미래를 선택했지만 아픔을 어루만져줄 지도자를 잃은 중국의 민심이 창장의 거센 물결처럼 소용돌이치고 있다. 현재보다 미래를 택한 지도자를 보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때론 냉철할 해결책보다 한마디 따뜻한 위로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시진핑이 옥수수밭으로 간 까닭[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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