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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환율 불안 주범 ELS, 당국 채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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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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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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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ELS등 발행총액, 65조→50조로 대폭 감소전망... ELS 등 발행 많을수록 부채비율 상승 불이익, 증권사 전체 수익도 1300억 가량 감소할 듯

지난 3월17일 미국 증시 대폭락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1조원대 순매도로 코스피가 2.47% 하락해 1,672.44p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동훈기자
지난 3월17일 미국 증시 대폭락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1조원대 순매도로 코스피가 2.47% 하락해 1,672.44p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동훈기자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던 ELS 등이 향후 3년 간 최대 13조원 가량 줄어든다. 금융시장 건정성 강화를 위한 정부의 파생결합상품 규제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짭짤한 수익원이었던 ELS 등에 대한 규제로 증권사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파생결합 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은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억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ELS(주가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한 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 3월 글로벌 폭락장에서 환율급등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인 해외 선물·옵션에서 발생한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로 채권금리와 환율이 치솟으며 금융시장 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당국은 우선 ELS 등이 증권사의 부채로 더 많이 인식되도록 했다. 기존에는 파생결합증권의 잔존만기를 최종만기 기준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조기상환 시점으로 당긴다. 이렇게 되면 발행잔액의 15%만 반영됐던 부채가 조기상환 시점에 맞춰 100% 부채로 반영된다.

특히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의 발행규모가 많을수록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산정할 때도 더 불리해진다. 레버리지비율(1300%)을 준수하기 위해선 증권사들은 기존 파생결합증권의 발행량을 줄이거나 비율에 맞춰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증권사들의 헤지(hedge·위험회피) 자산에는 약 10~20% 이상 외화 유동자산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했다. 헤지 자산으로 많이 이용되는 여전채의 비율은 10%로 제한된다. 여전채 시장 충격으로 중소·중견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이번 규제로 앞으로 3년 간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의 약 10~2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원금비보장형에 해당하는 ELS와 DLS 잔액이 65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최대 13조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시장 건전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라지만 증권업계 입장에선 불만이 나온다. ELS 등의 발행 총량이 줄면 그만큼 증권사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증권사가 선물·옵션과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면 그 일부를 투자자에게 쿠폰(이자) 수익으로 지급한다. 운용 실적이 높을수록 이익도 커진다. 선취수수료(발행금액의 1%)를 포함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수입이다. 발행금액이 20% 감소한다고 할 때 총 수수료 수익만 약 1300억원 줄어든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금융상품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보통 해외지수 2~3개를 기초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은 국내 지수 1개를 기초로 하는 상품보다 쿠폰 수익이 높다. 이번 규제는 해외 지수가 대상이어서 고수익 상품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나 DLS 등은 그동안 투자했던 사람들이 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 등에 대해선 대부분 알고 있다”며 “(규제에) 불만이 있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뒤흔든 ELS, 당국은 왜 채찍을 들었나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마련한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은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3월 글로벌 폭락장에서 발생한 채권 가격 폭락과 환율 급등의 원인이 증권사들의 과도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에 있다고 본 것이다.

파생결합증권이란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ELS(주가연계증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DLS(파생결합증권), DLB(파생결합사채) ELW(주식워런트증권),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있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 발행규모는 2010년말 22조4000억원에서 2016년말 101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100조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 대비 손실 위험이 적으면서 연 5~6%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알려지며 저금리 시대의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2016년 초 홍콩 H지수 폭락으로 인한 ELS 손실과 지난해 독일금리연계 DLS의 원금 전액 손실 사건 등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파생결합증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금융시장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간과돼 왔다.

그런데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폭락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ELS 등을 통해 해외 선물·옵션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에 '조'단위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들어오면서 국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변동성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헤지'(hedge·위험회피)라 한다. 헤지에는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과 거의 동일한 조건의 다른 파생상품에 가입해 위험을 다른 증권사(주로 해외 증권사)로 이전시키는 백투백(back to back) 헤지와 증권사 자체 자산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자체 헤지가 있다.

자체 헤지에는 주로 채권이 활용된다. 선물·옵션 가격이 떨어지면 기존에 갖고 있던 채권을 팔아 그 돈으로 선물·옵션에 추가 투자하는 '물타기'(평단가 떨어트리기) 방식이다.

자체 헤지는 국내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국내 증권사의 파생상품 업무 역량을 키웠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증권사들은 ELS 운용 과정에서 약 80조원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공급했다. 벡투벡 헤지보다 수익성도 좋아 자체 헤지 비중은 2016년 48.6%에서 지난해 56%로 확대됐다.

DLF/DLS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우리·하나은행 파생결합상품 DLF/DLS 상품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DLF/DLS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우리·하나은행 파생결합상품 DLF/DLS 상품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러나 지난 3월 폭락장에서는 이 같은 자체 헤지 방식이 문제였다. 해외 선물·옵션 가격이 급락하면 일종의 '보증금' 성격인 증거금을 해외 청산소에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데, 글로벌 지수의 급락으로 국내 증권사들에 대규모 마진콜이 들어온 것이다.

지난 3월 한 달 간 국내 증권사들이 자체 헤지 목적으로 해외 거래소에 송금한 증거금은 약 10조1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회사채 금리는 급등했다.

특히 헤지 자산으로 많이 이용됐던 여전채(지난해 말 기준 15조7000억원) 매도가 쏟아지면서 주로 여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자금줄까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환율 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증거금 송금을 위해 채권을 판 돈을 대거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 수요는 폭증했다. 연초 1150원때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19일 최고 1296원까지 치솟았다. 3월19일 체결한 600억달러(72조원)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아니었다면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파생결합증권 건전성 강화 방안도 이 같은 금융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지난 3월과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선 자체 헤지 비중을 줄이거나 증권사별 외화 확보 규모를 늘려야 한다.

이에 이번 대책에서는 파생결합증권을 증권사 부채에 더 많이 잡히게 해 증권사별로 총량을 관리하도록 했다.

최종만기 기준이던 파생결합증권의 부채인식 기준을 조기상환 기준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잔존만기가 3개월을 초과하는 발행잔액 중 15%만 유동부채로 잡혔지만 이제는 조기상환 3개월짜리라면 발행잔액이 그대로 부채로 인식된다.

원금비보장형의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할 경우,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산정할 때 초과분의 부채 반영 가중치를 최대 200%까지 확대 반영한다. 증권사들은 레버리지비율을 1300%(권고는 1100%)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레버리지비율을 넘지 않으려면 손실 위험이 있는 ELS 등의 발행을 줄여야 한다.

자체 헤지 자산에는 일정 비율 이상 외화 유동 자산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했다. 급작스런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환율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과도한 여전채 비중으로 인한 기업 자금조달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 여전체는 전체 헤지 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제한했다.

금융위는 이번 규제로 향후 3년 간 총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의 약 10~20%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ELS 등의 투자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판매사들이 위험고지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지속하는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LS 규제안에 고민 깊어진 증권업계…"수익감소 불가피"

여의도 증권가/사진=홍봉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홍봉진 기자

금융위원회가 30일 발표한 ‘파생결합 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은 증권사별 건전성 강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총량규제 효과를 노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직접 얼마를 줄이라는 식의 명시적 규제는 아니더라도 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부채비율 및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등이 불리해지면 증권사들도 어쩔 수 없이 파생결합증권 자체의 발행을 줄일 수밖에 없다.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판매와 이의 헤지(위험회피) 운용 과정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둬왔던 증권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건전화 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ELS 등의 잔액이 50%를 초과할 경우 단계적으로 가중치를 200%까지 상향 적용키로 했다. ELS 등의 발행규모가 많을수록 재무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얘기다. 레버리지비율을 준수하기 위해선 증권사들은 기존 파생결합증권의 발행량을 줄이거나 비율에 맞춰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ELS 등을 부채로 인식하는 시기도 대폭 앞당겨 증권사들의 재무관리 부담도 커졌다.

이전보다 훨씬 강화된 규제안에도 증권업계는 부정적인 평가를 꺼리는 분위기다. 가장 큰 우려를 샀던 총량규제가 도입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의 1~2배 수준으로 총량규제를 한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도입되지 않아) 참 다행”이라며 “금융위가 업계의견을 무시하기보단 그동안 우리가 요구해왔던 디테일한 부분들을 많이 반영해줬다”고 밝혔다.

다만 “외화유동자산비율 등 골치 아픈 부분들이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이 부분은 아직까진 열린 결말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건전화방안은 규제강화책이라며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ELS 등에 대한 규제논의가 촉발된 것은 자체헤지비율이 높았던 증권사들에 문제가 생겨 환율이 급변동됐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번 방안의 초점은 오히려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 등 ELS 시장 전체에 대한 규제에 있는 것 같다. 시장이 다소 축소되지 않겠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부서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부채비율이 늘어나게 돼 이에 따른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고유동성자산으로 아마 건전성을 계속 맞춰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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