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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징역인데 한국은 벌금…'손가락 살인' 죄의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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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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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획]악플 전쟁-下



'악플러' 경찰서 다녀온 후 황당 글, "오리발 내밀었더니…"


독일은 징역인데 한국은 벌금…'손가락 살인' 죄의식이 없다
몇 초만에 생각없이 만들어진 문장이 몇 달, 몇 년 간 트라우마를 남기고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기도 하는 것이 악플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처벌 수위는 매우 낮은 편이라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가락 살인' 악플 달아도 대부분 벌금형…잘못된 학습효과 만들어내

악플이 줄지 않는 것은 범죄자들이 처벌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특정 인물, 범죄 또는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을 향해 악플을 쏟아내고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사례들이 쌓여 '악플은 어차피 벌금형'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굳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악플 사건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 유족의 인터뷰 기사에 "독하게 XX하겠구먼. 시체장사"라는 악플을 달았던 누리꾼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여성의 방송 채널에서 "전라도 X, 레즈(비언)인게 뭔 자랑이라고 떠들고 있어"라는 댓글을 쓴 누리꾼은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기업에서 성폭행 논란이 있다는 인터넷 포털 기사를 보고 피해자를 주장하는 여성을 "꽃뱀"으로 몰아간 악플러 역시 벌금 4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법부는 악플의 심각성을 감안해 악플 범죄에 적용되는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죄의 형량을 최대 징역 3년9개월까지 늘리는 양형기준안을 지난해 초 의결했다. 그러나 아직 범죄억제 효과는 미미하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지난해 1만6633건 발생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겁 주기 위한 멘트일 뿐' '경찰 최후의 발악' 죄 의식 없고 '안 잡히명 땡' 마인드

독일은 징역인데 한국은 벌금…'손가락 살인' 죄의식이 없다


최근 '모욕죄 경험담'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게시물은 악플에 대한 누리꾼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 게시물을 작성한 누리꾼은 상대방 부모를 모욕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게시물에 따르면 누리꾼이 집에 놀러온 친구가 쓴 댓글 같다면서 오리발을 내밀었더니 사건이 '혐의없음' 처분으로 끝났다고 한다. 이 누리꾼은 '경찰 말은 겁주기 위한 멘트일 뿐', '자백 받으려고 최후의 발악을 한다'며 자랑하듯 글을 썼다. 아무런 죄 의식 없이 '안 잡히면 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악플 범죄, 선진국이었다면 '감방행'

독일 형법의 경우 특정 국적, 인종, 종교 또는 민족적 출신을 이유로 개인을 경멸·비방해 인간 존엄성을 공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최소 3개월,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귀화한 국민이라는 이유로 이자스민 전 의원을 향해 악플을 쏟아낸 누리꾼들이 적지 않았는데, 독일 법에 따르면 이들은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에 처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은 커뮤니케이션법 제127조에서 '공공의 전기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극히 공격적이거나, 저속하거나, 외설적이거나, 위협적인 성질의 메시지를 송부하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로드리 필립스가 이 법률을 근거로 처벌받은 판례가 있다. 로드리 필립스는 브렉시트 국민 투표와 관련해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나 밀러를 상대로 악플을 달았다. 지나 밀러를 살해하면 현상금을 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인종, 성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영국 법원은 그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전문가 "사회적 인식부터 바꿔야"

다만 전문가들은 악플이 처벌 강화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악플 범죄를 보다 강하게 처벌한다면 감정싸움이 '고소전'으로 비화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악플 해결을 위해 중요한 것은 악플로 인해 벌금형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며 "언론 보도나 교육 등을 통해 악플이 처벌 대상임을 알고 스스로 조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악플이 범죄며 (대상자에게) 중대한 피해를 준다고 하는 사회적인 상식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교육 현장에서 악플 관련 전문 콘텐츠를 통한 교육을 실시해 악플이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법원에서는 처벌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 이수 등 자체적인 교화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훈, 임찬영 기자



"읽지도 못하는 장애인이…" 악플러가 한 국회의원에 남긴 댓글


독일은 징역인데 한국은 벌금…'손가락 살인' 죄의식이 없다


"어차피 읽지도 못하는 장애인인데 악플이 뭔 상관이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김예지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을 향한 악플 중 일부다. 김 의원은 31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시각장애가 있어 악플을 읽지 못할 줄 알고 댓글을 남기셨었다"며 "실제로 그 내용을 읽었고, 많은 악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정치인에게 '악플'은 일상이다. 여당 의원은 야당쪽 지지자들에게, 야당 의원은 여당이나 또 다른 야당쪽 지지자들에게 욕을 듣는다. 같은 당내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면 또 악플 폭격을 받는다.

정치인 악플의 정당성 여부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왔다. 정치인이 공인인만큼 적정선의 비판도 '표현의 자유'라고 봐야한다는 의견과 정치인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이 계속 대립했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도 제각각…악플에 벌금형 있는 반면 무죄 사례도

법원 판결도 제각각이었다. 지난 3월 16일 대전지법 형사6단독 문홍주 부장판사는 온라인 기사의 댓글로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게재한 A씨(58)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경 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나 대표를 향해 욕설이 담긴 댓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폭넓게 허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도 수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문 판사는 "내용이 매우 상스러워 엄히 처벌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당사자가 반성하고 있으며 정신적 문제로 치료받는 점 등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치인은 일정 수준의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도 있다. 2017년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하모씨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씨는 과거 송 의원이 베트남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5·18 20주년 기념식 전날 술집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술집 종업원의 주장 등에 착안해 "5·18엔 광주아다씨(아가씨) 품으로 지금은 러시아 아가씨 품으로. 앵길이 출세했네"라는 댓글을 달아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고소인(송 의원)의 공적 활동에 대해 비하적인 표현으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유로 광범위한 형사처분이 가해질 경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중요하지만…"인신 공격성 악플은 지양해야"

전·현직 국회의원들 모두 정치인 본인이나 가족을 향한 인신 공격성 악플은 자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예지 의원은 "정치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악플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닌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이나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지 악플을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상대 진영에 대한 비방은 괜찮다며 용인하는 정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악플 하나가 의원의 의정활동과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여당은 야당쪽, 야당은 다시 여당쪽으로 비방·악플을 달아도 괜찮다는 정치권 내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법적 대응 시도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강준 기자




변호사 없이 '악플러' 고소하는 법…이런 것들 필요해요


독일은 징역인데 한국은 벌금…'손가락 살인' 죄의식이 없다
SNS 등 인터넷 문화 확산과 함께 악플도 늘어나고 있는 요즘, 악플러를 처벌받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악플러 고소는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가능하다. 일선 경찰서나 검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작성하면 된다.

고소장 작성시 해당 악플 캡처를 첨부하거나 구체적인 사이트 주소, 악플 내용 등을 증거로 함께 적시하는 것이 좋다. 악플로 인한 피해를 언급한 뒤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적으면 된다. 변호사를 통하면 피해사실을 조금 더 법리적으로 구성해 고소장에 적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악플은 대부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죄 또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허위사실 명예훼손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법정가면 "공공의 이익 위해서 악플 썼다"…처벌 받게 하려면?

전문가들은 악플러를 고소하는 경우 사실관계를 가지고 다투는 경우는 없고 주로 유무죄를 놓고 법리싸움이 벌어지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랜 형사부 경력의 검사는 "악플러 고소사건의 경우 피고소인 조사를 해보면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악플을 단 사실은 인정한다"면서 "악플을 단 것은 맞지만 그게 사실이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내가 앞장섰다는 식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의 경우 그 내용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악플러들은 대부분 자기가 단 댓글이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악플러를 고소할 때 그 악플의 내용이 허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단 악플이 허위임을 밝히면 처벌이 쉬워진다"고 했다.

악플러를 모욕죄로 고소하는 경우 전문가들은 해당 댓글로 자신의 사회적 평가가 떨어진 정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원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말이나 행동 등으로 특정 공동체 내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를 모욕죄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악플로 인해 학교나 직장 등에서 자신의 사회적 평가가 어떻게 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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