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교육 맞춰 전·월세 계약 6년 필요"

3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임대차3법 개정의 의의와 과제 좌담회' /사진=머니투데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임대차3법'이 임차인의 권리를 높이는 첫 걸음이라면서도 지속적인 보완을 거쳐야 한다는 시민단체 지적이 나왔다.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는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임대차3법 개정의 의의와 과제 좌담회'를 열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에는 참여연대, 한국도시연구소, 민달팽이유니온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역대 정부·여당이 최초로 임차인 목소리 반영한 법"
개정연대는 이날 "임대차3법 내용 중 내일(4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남겨둔 '전월세신고제'를 제외한 '계약갱신청구권제'과 '전월세상한제'가 통과했다"며 "무주택 세입자 보호의 첫 계기를 마련한 법의 통과는 상당히 유의미한 일이지만 남은 문제를 보완해가며 서민 주거 안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연대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계약 기간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었다"며 "기존에 임대인이 '방 빼'라고 하면 이사를 가야만 했던 임차인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부동산 시장에 공공이 개입함을 보여주는 역사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는 "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 상승폭 5%로 제한 등 법 마련은 정부와 여당이 처음으로 세입자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자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을 꾀한 것이라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계약갱신청구권 부여 횟수가 1번이고 전월세가 폭등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됐다"며 "임대인과 임차인 등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민·청년 주거 안정의 첫걸음…보완점 많아"

수도권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개정연대는 이러한 법 마련이 임차인, 서민 주거 안정의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보완해나가야 하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아쉬운 점은 너무 짧은 계약기간과 직전 계약 임대료의 5%로 너무 높게 잡힌 인상률 상승폭 상한"이라며 "법의 취지가 4년만 살고 나가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막상 '4년 살고 나가라'고 하면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으로 돼 있으니 교육을 생각해서라도 계약기간이 총 6년 정도로는 늘어나야 한다"며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며 신규 계약자 적용을 장기 과제로 미뤄둔 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상률 5%도 너무 높게 잡혔다"며 "2011년부터 서울, 수도권의 전세가 상승률을 돌아봤을 때 5%를 넘은 적이 없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전국적으로 5% 내외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상승폭 상한은 너무 높게 잡혀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청년들이 왜 과도한 은행 대출 등 하우스푸어가 될 위기를 감수해가며 집을 사려고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집을 소유해야만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바꿔 세입자로도 일생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주거 정책은 서민 세입자를 중심으로 짜야 한다"며 "임대료를 소득 대비로 부담 하도록 하는 등 민간임대차 안정화 제도, 장기공공임대주택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임대차3법이 다수의 주거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주택임대차 규칙을 바꾼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면서도 "당장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계약 갱신 횟수 확대' ''최초 임대료 인상률 제한' 등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