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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가 막 올린 민간 우주여행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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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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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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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국제우주정거장(ISS) 머물며 우주유영·과학실험 마치고 귀환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와 봅 벤켄이 탑승한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은 2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펜서콜라 연안 해상에 낙하산을 이용해 내려앉았다._사진=AFP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와 봅 벤켄이 탑승한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은 2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펜서콜라 연안 해상에 낙하산을 이용해 내려앉았다._사진=AFP
“이 어두운 시기에 미국 젊은이들에게 새 희망과 영감을 안겨줬다.”

괴짜 CEO(최고경영자)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왕복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오후 2시 48분(미 동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3시48분), 우주 역사상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에 탔던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가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날 크루 드래건의 귀환 캡슐은 최고 화씨 3500도(섭씨 약 1900도)에 이르는 고열을 견디며 대기권에 재진입을 시도했고, 이어 4개의 대형 낙하산을 펼치며 시속 24㎞ 속도로 하강,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펜서콜라 연안 해상에 착륙했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사진=스페이스X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사진=스페이스X

기상악화로 한 차례 발사가 연기된 뒤 2차 재발사가 이뤄진 지난 5월 30일, 극적으로 우주로 향했던 크루 드래건의 두 선원들은 ISS에 근무하는 3명의 우주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고 62일 간 ISS에 머물면서 우주유영, 과학실험 등 갖가지 연구 임무를 수행했다.

우주여행의 배테랑 조종사로 꼽힌 더그 헐리는 이번 발사에 참여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번 발사는 코로나19(COVID-19)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고, 최근 중국과 첨예한 무역 분쟁으로 큰 갈등을 겪고 있는 데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 되는 시점에 분위기 반전을 꾀할 최대 이벤트였다.

크루 드래건을 실은 팰컨9의 발사 과정을 생중계한 NASA TV의 동시 접속자 수는 1000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발사장인 플로리다주 캐네디우주센터를 방문할 정도로 큰 관심을 나타냈다.

크루 드래건에 지정된 발사대는 케네디우주센터의 39A로 미국 우주개발의 상징인 아폴로 11호가 발사 때 썼던 곳이다. 크루 드래건을 우주로 실어 나른 로켓 팰컨9은 아폴로11호를 우주로 보낸 ‘새턴V’보다 더 웅장한 크기를 자랑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사업 중단 이후 9년 만에 이뤄진 크루 드래건의 궤도왕복 ‘무결점 성공’에 대해 백악관은 “전 세계 우주개척의 선구자는 미국”이란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은 자국 5번째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를, 중국은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일제히 발사하며 우주 최강국 자리를 내건 자존심 대결을 다소 의식한 뉘앙스였다.


우주로 가는 길 ‘또다른 이정표’ 세우다


이번 발사 성공은 유인 우주비행이 상업적으로 완전 개방됐다는데 의미를 가진다. 훗날 상업적 우주여행이 대중화될 것이란 선전포를 날린 또다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인간이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 수 있다는 꿈을 본격적으로 키운 건 지난 1961년 4월 러시아 우주선 ‘보스토크1호’가 인류 처음으로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1934∼1968년)을 태우고 지구 궤도를 1시간 넘게 돈 뒤 지구로 돌아왔을 때다.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왼쪽)와 봅 벤켄(오른쪽)_사진=AFP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왼쪽)와 봅 벤켄(오른쪽)_사진=AFP

이를 계기로 미국과 옛 소련 간 우주기술 개발 경쟁이 점화됐고, 미국은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며 승리를 자축했다. 올해는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51주년이 되는 해다. 양대 우주선진국의 첨예한 경쟁 덕에 인류의 우주과학기술은 비약적 발전을 이뤘고, 30년 뒤 최초의 ISS를 건설하고 이젠 우주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50년간 우주개발 산업이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면 이번 착륙은 민간협력으로 변화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우주개발을 전공한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우주선을 개발·발사하는 시대의 서막은 스페이스X가 먼저 열어 젖혔다.

NASA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건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구와 ISS를 오가는 비행체는 민간 기업에 발주하고 NASA는 태양계 탐사에 더 집중하자는 전략이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NASA 예산이 대폭 감축되자 NASA는 전략을 바꿔 민간에 기술 이전 해주고 관련 규제는 풀면서 다른 영역을 탐사하는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NASA는 2014년 스페이스X과 보잉을 7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상업 유인 운송능력’ 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한 후 계약을 맺었다. NASA 측은 “스페이스X나 보잉이 우주궤도에 사람을 보내고 데려올 능력을 갖추게 되면 이를 지구와 ISS를 오가는 ‘페리선’처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작년 12월 보잉은 자체 개발한 유인 우주선(ST-100 스타라이너)에 사람을 태우지 않고 발사했으나 ISS 도킹에 실패하면서 스페이스X가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NASA와 스페이스X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크루 드래건의 정기운항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6주간 크루 드래건의 비행 과정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9월 NASA 우주비행사 2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비행사 1명을 태운 ‘크루-1’을 발사하고. 내년엔 유럽우주국(ESA) 비행사를 추가한 ‘크루-2’를 발사할 예정이다.

한편, 2002년 창업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1호 스페이스X는 지난 2008년 액체연료를 쓰는 로켓 팰컨1호 발사에 성공하고 이어 2016년 4월 재사용로켓을 개발·회수에 성공하면서 우주산업에 새 역사를 새겼다. 위성 발사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로 낮추며 막강한 경제성을 확보한 스페이스X는 2018년 스페이스X는 달 궤도를 도는 우주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의 40대 부호인 마에자와 유사쿠가 우주행 티켓을 구매했는데 여행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현재 최대 탑승객이 100명에 달하며, 달과 화성에 보낼 수 있는 차세대 유인우주선 ‘스타십’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2024년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협력업체로 선정돼 있다.머스크의 최종목표는 우주로 인류를 이주 시켜 정착촌을 꾸리는 것이다.


발사장서 대놓고 전기車 홍보…민간 주도 발사장 분위기 사뭇 달랐다


이번 크루 드래건 발사는 정부 주도의 사업을 펼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2년 전 팰컨9의 실험 비행 때 페어링(화물 덮개) 안에 전기자동차를 실어 이목을 이끈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에선 우주인을 기존 버스가 아닌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에 태워 발사장까지 이동시켰다. 발사장을 기업 브랜드 홍보 무대로 활용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들_스페이스X제공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들_스페이스X제공

기존 우주복이 산소를 공급하는 호스와 통신 장비 등이 어지럽게 붙어 있는 투박한 스타일이었다면, 이번 우주복은 턱시도를 입은 듯한 세련미와 부피를 줄여 눈길을 모았다. 마치 SF(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를 연상케 했다. 우주선과 ISS를 오갈 때를 위한 실내용 우주복으로 디자인됐다. 때문에 산소공급·냉각시스템·통신 기능을 갖출 필요가 없어 부피를 줄여 제작할 수 있었다는 게 스페이스X의 설명이다.

우주복은 할리우드 히트작 ‘어벤저스’와 ‘엑스맨’ 등의 의상을 제작한 호세 페르난데스 디자이너가 맡았다. NASA에 따르면 이 우주복은 조종석에 앉자마자 공기와 전기가 자동 연결돼 생명유지장치가 가동하도록 돼 있다. 장갑을 벗지 않고 터치스크린을 누를 수 있다.
NASA 우주비행사들이 크루 드래건 내부와 비슷한 시뮬레이터에서 훈련을 받는 모습_사진_스페이스X
NASA 우주비행사들이 크루 드래건 내부와 비슷한 시뮬레이터에서 훈련을 받는 모습_사진_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우주인 좌석 앞에 설치된 계기판도 이전과 달랐다. 복잡한 조작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테슬라의 전기차를 연상케 한 디자인이었다. 모든 명령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이뤄졌다. 이런 생소한 모습에 우주 전문가들은 “우주인들의 안전은 고려치 않고 너무 튀려 애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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