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트에 IT바람…540개 마트 변신시킨 플랫폼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사이에서 고전하는 중소형 동네마트에 비대면 정보기술(IT)로 날개를 달아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540여개 동네마트와 제휴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 플랫폼 스타트업 더맘마다.

'더맘마'는 동네마트 장보기와 배송을 돕는 플랫폼이다. 국내 동네마트 O2O플랫폼 중 최다인 540여개 마트와 제휴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유통 확산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달(7월) 기준 연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181억원)은 지난 5월에 넘어섰다.


4일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민수 대표는 "동네마트들이 대형마트나 인터넷쇼핑몰보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정육, 수산물을 취급하면서도 경쟁에서는 밀렸다"며 "마트마다 배송해주는 오토바이·차량도 있지만 전화주문이나 매장에서 장을 본 후 대신 배송해주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IT, 핀테크 기술을 도입하면 대형마트도, 인터넷쇼핑몰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민수 더맘마 대표 /사진제공=더맘마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신생기업에 결제대행(PG) 역할을 맡기는 동네마트는 많지 않았다. 과도한 수수료를 우려하는 곳도 있었다. 김 대표는 "IT·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동네마트 대표들에게 서비스 가맹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전국에 가맹마트가 많지 않으면 사업을 성공시킬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선택은 '맨 땅에 헤딩'이었다. 사업 구상단계였던 2014년부터 5년 넘게 직접 마트 대표들을 만나고 설득했다. 김 대표는 "직접 만난 마트 대표만 6000여명은 될 것"이라고 웃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 동네마트들의 협동조합인 한국마트협회를 설득해 회사 주주로 참여시키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마트협회를 회사 주주로 참여시켜 마트 대표들의 우려를 덜고 전략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6000명 동네마트 대표들 직접만나 설득…마트협회 주주로 참여"
발로 뛰는 모습에 동네마트 대표들은 하나둘 마음을 열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지원에 나섰다. 특히 미래 가능성에 대출이 아닌 투자방식의 성장공유형자금을 지원했다.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중진공이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중진공은 "동네마트와의 상생을 이루는 사업모델인데다 성장가능성도 높아 성장공유형자금으로 30억원을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송플랫폼이 안착한 더맘마는 최근 정육, 수산물, 청과물 등 중도매 사업에도 뛰어들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동네마트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O2O플랫폼 뿐 아니라 생산지와 동네마트를 연결해 마트의 주문·재고·품질관리까지 돕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동네마트의 구매, 주문, 유통 등 과정을 모두 시스템화해 대형마트급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목표"이라며 "동네마트와의 협업이 안정화되면 맛집, 숙박 등 관광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해 생활 전 영역의 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이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