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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이 조용히 금융권에 던진 '경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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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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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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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상한기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상한기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저신용 소상공인 긴급대출 52만건 중 기업은행이 25만건을 담당했다. 기업은행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시리라 생각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IBK기업은행과의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식에서 던진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로 힘겨워한 소상공인들에게 긴급대출을 내준 기업은행에 대한 치하로 들린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한 금융권의 보신주의적 행태와 이에 따른 일련의 사태들은 박 장관의 메시지가 기업은행에 대한 단순한 칭찬보다는 금융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박 장관은 지난 4일 '상반기 혁신 벤처·스타트업 일자리 동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언론 보도를 직접 반박했다. 지난달 20일 개시한 한국판 뉴딜분야 투자펀드인 '스마트대한민국펀드'에 금융권이 참여하길 거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다.

박 장관은 "금융권에 정식으로 참여를 요청한 적도 없고, 금융권 참여 없이도 이미 올해 목표인 1조원을 조성했다"며 정색했다.

장관이 나서서 금융권의 볼멘 소리를 직접 저격했다는 것은 그만큼 빈정이 상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에서도 수조원대 이익을 내는 금융권이, 정작 유동성에 목마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외면하는 것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좌시할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금융권이 코로나 무풍지대에 놓인 것은 정부 정책 덕분이다. 세차례 추경 등에 따른 각종 정책자금에 힘입어 '광의의 통화'(M2)가 사상 최대인 3000조원 넘게 시중에 풀렸다. 이 덕분에 금융권은 각 뿌리기업과 소상공인의 우발적인 채무 불이행에 시달릴 우려에서 벗어났다. 한미 통화스와프 등으로 확보한 넉넉한 달러 유동성도 금융권을 안심케 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금융권이 보다 풍부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토록 하는 게 목적이다. 정작 금융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건전성 규제조치 뒤에 숨어 몸을 사리며 '부자 은행, 가난한 기업'을 양산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금융권이 30~60일 만기 단기자금만 주로 공급한다며 이를 120~150일로 늘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가뜩이나 신용도가 낮고 자금 융통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죽을 맛이다.

지난달 28일 금융기관의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보중앙회 출연요율 15년만에 0.02→0.04%로 올린 것도 소상공인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를 통해 시중 은행이 추가 부담하는 660억원은 코로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는 소상공인들에게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일 뿐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영선 장관이 건넨 "기업은행의 역할을 짐작하라"는 말은 단순히 기업은행만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금융권이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에 보다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으면 이들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액션'을 취하겠다는 경고에 가깝다.

박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 보다 많은 대출과 혜택을 주는 게 주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장관 옆자리의 윤종원 기업은행 행장은 "저희가 공적사업을 하는데 늘 부족하다 생각한다"며 "좀 더 힘을 모아 더 많은 일자리를 지키고 새롭게 만드는 일에 나서야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16번째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기업)으로 IBK기업은행을 선정한 이날 업무협약식은 시작한 지 10여분만에 싱겁게 끝나고 박 장관은 자리를 떴다. 바로 직전 15번째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된 LG상사와의 협약식이 1시간 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과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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