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시대…정부 '디지털 치료제' 도입 박차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서울=뉴시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1일 디지털 기반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AI활용 재활 의료·훈련)로 해외진출에 성공한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오펙트를 방문해 제품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07.31. [email protected]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논의돼온 원격의료를 넘어 ‘디지털 치료제’라는 새로운 영역의 의료 형태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만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고품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앱, 게임, 가상현실(VR) 등을 치료약처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정부의 인허가 분류체계상 현재로선 의료기기 쪽에 가깝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기존 의약품과 유사한 치료 기능을 제공하게 되면 의료기기가 아닌 의약품의 개념으로 정착할 수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디지털 치료제의 개념 정립과 함께 본격적인 시장 조성에 나섰다. 식약처는 최근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 가이드라인 초안을 관련업계에 전달했으며 오는 15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확대에 따라 의료 시장으로의 진입과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사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반적인 의약품처럼 처방되기 위해서는 인허가 단계를 통과하더라도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받아야하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 상태이고 생소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치료제로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우선 정신건강 관련 디지털 치료제 ‘ReSet(리셋)’을 국내 도입할 계획이다. 리셋은 미국 업체 페어 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한 중독치료용 앱으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소프트웨어 치료제로 허가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 4일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인 웰트와 함께 ReSet을 국내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앞으로 의학적 자문과 학술교류를 진행하면서 디지털 치료제 도입 촉진과 기반조성을 위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고 국내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비대면 방식 치료와 건강관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정신건강 영역에서의 디지털 치료제 국내도입의 시험대(테스트베드) 역할과 기반조성에 선제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