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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 정신질환자 홀로 버스로 보낸 경찰…법원 "유족에게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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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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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정차 틈타 인근 저수지서 사망…유족, 국가 상대 소송 법원 "경찰, 가족 통지의무·의료시설 인계의무 게을리 해 사망"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경찰이 자살 시도를 한 정신질환자를 홀로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버스에 태웠다가, 정신질환자가 버스가 휴게소에 잠시 정차한 틈을 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국가가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2부(부장판사 김환수 이승한 천대엽)는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6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6월 서울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제지됐다. A씨는 과거 10여년 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A씨는 서울의 병원 입원 권유를 거절해 A씨를 거주지인 대구로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경찰관들은 A씨를 홀로 대구행 버스에 태워 보냈다. 대신 관할 경찰서에 공조요청을 해 중간 정차 예정인 휴게소와, 최종 도착지인 터미널에 경찰이 대기하도록 했다. 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하고 A씨는 화장실에 들렸고, 공조요청을 받은 경찰들이 화장실 밖에서 A씨를 기다렸다.

그런데 A씨는 화장실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가 인근 저수지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 유족은 "경찰이 보호자 없이 단독으로 버스에 탑승시켜 대구로 귀가조치를 했다"며 "공조요청을 하면서 자살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누락해 신변보호 및 감시업무를 소홀히 하게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국가는 "파출소에서 보호조치를 할 당시 자살의 현재성이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매뉴얼에 따른 적법한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5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2심은 추가로 1100여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더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담당 경찰관들이 A씨에 대해 보호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는데도 이를 간과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된 가족 등에 통지할 의무, 보건의료시설에 인계할 의무를 게을리 한 채 A씨를 고속버스에 태워 보낸 조치는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위법하고, 이 같은 미흡한 조치로 중간 휴게소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결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상당인과관계 또한 인정돼 국가는 A씨와 유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신건강센터 측 권유에도 불구하고 A씨가 입원을 거부한 점, A씨가 비록 정신치료 전력이 있더라도 출동한 경찰관들의 감시를 교묘하게 피해 휴게소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다시 자살을 기도한 A씨에게 사고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국가의 책임을 15%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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