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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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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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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다가온 월세 시대, 빛과 그늘(上)

[편집자주] 임대차3법이 월세시대를 앞당겼다. 월세전환을 피할 수 없다면 살고 싶은 월세, 착한 월세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층의 월세 부담을 대폭 낮추고 싼 월세를 공급 하는 집주인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월세제도를 구조조정해야 한다. 현장은 우려가 앞선다. 월세 제도 설계가 제대로 될지, 당장 월세 전환 압박이 시작되지 않을지, 걱정과 불만이 분출한다. 다가온 월세 시대의 빛과 그늘을 2회로 나눠 진단한다.


전세나 월세나 주거비용 똑같다고? "월세 살아보셨습니까"


‘전세 소멸’이 앞당겨지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는 벌써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 '임대차3법' 통과의 영향이다. 전세로 나와야 할 매물의 임대기간이 2년 연장되거나,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임대차3법이 전세난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여당에서는 "왜 전세로 서민이 고통받아야 하나"(소병훈 의원), "월세를 내 거나 은행에 이자 내 거나 결국 월 주거비용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윤준병 의원)라는 ‘월세 정상론’이 나왔다.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임대 형식이고 월세가 정상적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세상 물정 모르는 이야기", "월세 살아봤냐"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라면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가 유리할 수 밖에 없어서다.

◇세입자에게 유리한 전세...정부 정책대로 해도 월세가 돈 더 들어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전세는 내 집 마련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월세에서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 비교적 이자가 저렴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목돈을 마련해 전세로 옮기고, 그 동안 월 지출을 아껴 '자가 마련의 꿈'을 이뤘다.

한때 대세를 이뤘던 전세는 월세로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06년 전세 22.4%, 월세 19%(보증금 없는 월세 포함)였던 주거형태 비중은 2012년 전세 21.5%, 월세 21.9%로 역전됐다. 2016년에는 전세 15.5%, 월세 23.7%로 월세가 크게 앞섰다.

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전세보증금을 통한 이자 수익확보가 어려워져서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임대인이 늘면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더 돈이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보면 세입자에게는 전세가 더 유리하다.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상한제(5%)와 기존의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도 월세 전환이 세입자에게 더 불리하다. 집주인이 1억원의 전세를 5% 올리고, 현재 법적 전월세전환율 4%를 적용해 월세로 바꾸면 세입자는 월 35만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 1억500만원을 모두 은행에서 빌렸을 때(22만원, 연금리 2.5% 기준)보다 월 주거비용을 13만원 더 내야 한다. 다만 현재 사는 집을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려면 세입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신규 계약엔 전세전환율 무용지물...강남에선 월 비용 2배 차이 나기도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정부는 시중금리와 전월세전환율의 차이에서 나오는 세입자의 불리함을 없애기 위해 전월세전환율을 시중금리 수준인 2%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신규계약에는 전월세전환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2 계약이 끝난 집주인이 월세를 100만원 올려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시장에서 전월세 전환 충격을 2년 뒤로 미루는 것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도 세입자가 전세와 월세 신규계약에서 느끼는 차이가 매우 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A아파트(102㎡)의 전세 시세는 6억8000만원, 월세 시세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00만원이다.

2억원을 보유한 세입자가 전세를 얻으면 대출금액(4억8000만원)에 대한 월 이자 100만원(이하 연금리 2.5% 기준)만 내면 되지만, 월세를 선택하면 월 2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임대에 들어가는 월 비용이 2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서울 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같은 조건으로 마포구에 각각 전세 6억원, 7억원의 아파트를 보증 2억원의 월세로 얻을 경우 월 추가 비용은 각각 52만원, 16만원이 더 들었다. 금리가 낮은 전세대출을 구하면 월 추가 비용은 더 늘어난다.

2+2년 계약 뒤에는 더 가파른 월세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4년간 계약이 묶인다는 점에서 집주인은 부담을 갖게되고 이것이 집값에 반영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법무부 용역연구 결과 보고서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 시행으로 임대인이 자유로운 재산권행사에 제약이 생긴다고 볼 경우 그 ‘위험 프리미엄’이 임대료 변동에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세 충격' 2년 미루는 효과...전세 수요↑·공급↓ 가격 인상 불가피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시장에서는 벌써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임대 계약이 추가 갱신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 당장 전세 이사를 계획한 사람들이 집을 구할 수 없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10년간 부동산을 했지만 지금처럼 전세 매물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임대차 3법과 다주택자 정부 규제로 매물이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 심지어 기자가 포털로 확인해 이곳에 문의한 전세 매물은 불과 방문 두 시간 전에 팔렸다.

갑작스러운 전세 매물 실종은 주택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저금리로 전세 수요는 늘고 있는데, 임대차3법으로 전세 공급이 급격히 줄면서 전세가 인상에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2년 전과 비교해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평균 전세가격은 3000만~4000만원이 올랐는데, 하반기는 인상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전세 물건 공급이 줄어든다"며 "(임대차 3법이) 장기적으로는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정경훈 기자, 김남이 기자


50만원 월세 사는 신혼부부 "아이 키울집 가려니 月100만원이 기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자녀 계획은 포기할까봐요. 월세로 살면서 아이 키우는 게 가능할지…"


결혼 6개월차 신혼부부 A씨(37)는 이번 임대차3법 시행으로 아이 계획을 포기해야할 것 같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A씨 부부는 집안 사정으로 모아놓은 돈 없이 결혼을 했고 서울 구로구에서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 살고 있다. 부부 합산 월급은 300만원이 좀 넘고, 2년 동안 알뜰하게 돈을 모아 대출을 끼고 전세를 얻을 계획이었다.

A씨는 "지금은 3000만원만 모으면 전세대출을 받아 최대 3억원 정도의 전세집을 구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해도 이자는 한 달에 50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어 "현재 월세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집을 얻으려면 최소 월 10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며 "전세가 희망이었는데 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니까 불안감이 크다"고 호소했다.

◇신혼부부 10명 중 3명이 전세…전세제도 사라지면 직격탄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5일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의 31.6%가 전세집에 살고 있다. 자가 점유율은 49.3%로 2018년 보다 1.4%p 줄어들었다. 월세를 주고 살고 있는 신혼부부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신혼부부가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목돈이 없는 상황에서 주거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전세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부부는 합산 소득 등 기준을 충족할 경우 1~2%대 이율로 최대 90%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율이 좋다보니 목돈이 없더라도 대출을 받아 전세집을 마련하는게 가능했다.

그러나 임대차법 통과 이후 전세 매물이 모습을 감췄다. 지난달 31일 시행된 임대차2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전월세 2년 계약 뒤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골자다.

역대급 저금리에 보유세 개편, 임대차법까지 겹치면서 임대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가 늘었고 전세 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치솟았다. 전세를 구하던 예비·신혼부부들은 웃돈을 주고 귀한 전세 매물을 계약하거나 월세 전환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올 연말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B씨는 "예비신랑과 모은 돈 1억5000만원에 대출을 더해서 노원구쪽 전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한 두달 사이에 전세가 1억원이 올랐다"며 "앞으로 전세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니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쫓겨날까, 월세 전환할까 두렵다"…반전세로 바뀌면 부담금 두 배로 ↑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세입자 부부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긴 하지만 임대인의 가족이 실거주를 한다면 집을 비워줘야 하고 혹여나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한다면 월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구로구 항동지구에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C씨(32)는 "1년 전 전세가 2억8000만원으로 들어왔는데 올해 이사온 옆집은 전세가가 4억원이 됐다"며 "전세가를 올리지 못하니 실거주를 이유로 쫓겨날까봐 불안에 떨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월 이자로 22만원을 내고 있는데 만약 월세로 전환된다면 이자보다 월세가 훨씬 높아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4%다. 현행법에 따라 '기준금리+3.5%'로 정해져있다. 전세보증금 2억8000만원 집에 사는 C씨의 경우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를 받는 반전세로 전환하면 월세로 약 43만3000원을 내야한다. 보증금을 5000만원으로 내리면 월세는 76만7000원으로 뛴다. 대출이자보다 월 부담금이 약 2~3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2018년 12월 결혼한 D씨(35)는 "당시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은행 대출까지 더해 반포에서 8억5000만원짜리 전세집을 구했다"며 "지금 이 곳 전세가 10억~12억원을 오가고 있고 매매가는 2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차법이 장기적으로 좋을지는 몰라도 당장은 전세 가격이 급등하거나 월세 전환이 될까 두렵다"며 "이전에도 내집 마련은 먼 미래로 생각하긴 했지만 아파트 매매를 기대하느니 땅을 사서 집을 짓는 편이 낫겠다"고 토로했다.

김주현 기자, 이태성 기자


"집수리 거부" "반려동물로 꼬투리" 세입자 내쫓는법 찾는 집주인들


1억원 은행 이자는 22만원, 월세는 35만원…"전세 살고 싶어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골자로 하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자 부동산 업계가 들썩인다. 전월세 최대 5% 상한률 등 새로운 규제에 묶여버린 임대인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수법을 공유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임대인이 실주거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경우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성인 자녀에게 집을 양도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인상된 양도세율이 적용되기 전 서둘러 자녀에게 집을 양도해 임차인을 내쫓은 뒤 높은 가격으로 다시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글은 자녀가 아직 미성년자라면 실거주와 월세 계약으로 번갈아가며 고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집을 팔지말고 버텨야 한다는 말로 끝난다.

2018년 12월31일 입주해 2년 계약 만료를 목전에 둔 송파헬리오시티/사진=이정현 기자
2018년 12월31일 입주해 2년 계약 만료를 목전에 둔 송파헬리오시티/사진=이정현 기자

또다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임차인의 집수리 요구를 거절하거나 지연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현행법상 중대한 하자의 경우 임대인에게 관리 의무가 있지만 중대하지 않은 하자의 경우 임대인이 별도의 관리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수리를 미루면서 임차인이 불편함을 느끼고 알아서 나가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임대인이 후순위 대출을 받아 3개월간 연체한 뒤 경매 경고문으로 임차인을 압박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에 불안감을 느껴 스스로 계약을 종료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또 임차인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는지 면밀히 살펴 고의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해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8년 12월31일 입주를 시작한 송파헬리오시티 인근 부동산에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자 계약갱신청구권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입주 초기 매매·전세 물량이 몰려 시세보다 싸게 전세를 내줬던 임대인들은 이제 전셋값을 올려 대출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청구하는 경우 5% 상한률이 적용돼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송파헬리오시티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임차인보다 임대인들에게서 전화가 더 많이 온다"면서 "임대인들은 전셋값을 올리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반면 임차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인들은 전화해서 계약종료 방법을 주로 물어보는데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까지 만들어 그러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뾰족한 답변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결국엔 연쇄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갱신청구권에다 상한률 5% 제한까지 생기면서 임대인들은 집값이 적당한 가격까지 오를 때까지 계약을 하지 않고 차라리 비워두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어 세입자 입장에선 더욱 곤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내보내기 힘드니…" 세입자 면접보는 유럽...한국도?


'임대차 3법'이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세입자들이 조금 더 긴 기간(2년+2년)을 덜 오른(5% 이내)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임대인은 동일한 세입자와의 계약이 더 길어지고 임대료 상승률에도 제한이 생기니 세입자를 '가려서' 받고자 하는 유인이 커졌다. 특히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서울 등에선 거래상 임대인이 더욱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집 구하는데 '면접' 봐야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계약(임차)기간이 훨씬 긴 외국의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 아예 임대차 계약 기간을 '무기한'으로 설정해놓은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세입자 면접'이 일반적이다.

◇내보내기 힘드니, 들일 때 까다롭게

독일 주택/사진=로이터
독일 주택/사진=로이터

참여연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세입자 평균 계속 거주 기간은 평균 3.4년이다. 세입자의 58.6%가 현 주택에 2년 이내로 거주하고, 2년 내 주거 이동률은 세계 1위다.

반면 독일의 세입자 평균 거주 기간 12.8년. 독일은 한 번 월세 얻기가 힘들지 세입자가 정식 계약을 체결한 후엔 집주인이 월세를 올리기도, 세입자를 내보내기도 어렵다. 임대차계약 최단 기간은 1년,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무기한' 계약이 일반적이다.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겠다고 하면 종신계약도 가능하다. 월세 체납만 없으면 계속 거주를 보장해야 하고 갱신 거절 시 감독관청 승인이 필요하다. 만약 임대 기간을 제한하기 위해선 집주인이나 가족이 그 집을 이용하겠다거나 철거, 수리를 해야 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필요하다.

임대료는 기본 3년에 20% 이상 올릴 수 없고 일부 주는 15%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임대인들은 세입자를 좀 더 까다롭게 고르려 한다. 세입자는 신상정보와 재정상태 등을 기록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집주인은 ‘서류면접’으로 세입자를 고른다. 재정증명은 보통 직전 3개월치 급여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도시에선 경쟁률이 100대 1까지도 간다.

프랑스 파리 주거지역/사진=로이터
프랑스 파리 주거지역/사진=로이터

프랑스도 비슷하게 세입자를 보호한다. 보증금은 월세 1개월 치로 제한돼있고 임대차 기간은 최소 3년이다. 임대인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려면 독일처럼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

임대료 인상도 제한한다. 국가통계경제연구원이 소비자물가지수를 고려해서 분기마다 기준임대료지수를 발표하는데, 이 지수를 초과해서 인상할 수 없다. 주거난이 특히 심한 지역은 임대료 상한과 하한을 정해 임대료 자체를 규제한다.

역시 이렇다 보니 임대인들은 세입자들에게 소득 보증을 요구한다. 임차인들은 월세 3배 정도의 수입 있거나 그 정도의 수입이 있는 (현지) 보증인이 있어야 한다.

◇서울도 베를린·파리처럼?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해 4월 열린 '주거난' 관련 시위에 등장한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내용의 피켓/사진=로이터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해 4월 열린 '주거난' 관련 시위에 등장한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내용의 피켓/사진=로이터

기존 세입자에 대한 보호는 강하지만 맹점도 있다. 신규 세입자와 계약할 땐 임대료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 임대인들이 이 빈틈을 노려 월세를 올리면서 독일 베를린이나 프랑스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월세가 지속 상승했다.

이 때문에 독일은 2015년부터 주거난이 심한 곳에선 첫 계약 임대료에도 규제 조항을 만들었다. '지역상례적 비교임대료'를 정해 이보다 10%를 초과해 월세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한다. 프랑스도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할 때 이전 세입자가 내던 임대료도 계약서에 적게 해 과도한 임대료 인상도 방지한다.

월세상한제 적용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부동산 임대인의 수익성 감소가 보수나 집 유지 및 관리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이미 노후화된 건물이 많은 대도시 주거 상태를 악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통과된 임대차 3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세입자 면접'이나 '주거환경 낙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임차인과의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면서 임대인들의 세입자 선별이 까다로워지고 집 보수 등 투자도 줄어들 수 있단 것이다. 또 4년마다 전·월세가 폭등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파리·베를린·뉴욕의 사례처럼 신규 임대차 계약도 종전 임대차 임대료와 비교해 인상률을 제한할 필요성, 공급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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