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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도 '균등한 기회' 보장받아야…현지조사까지 이어진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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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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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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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법무대상/법률구조상]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사단법인 두루 이상현, 최초록, 이주언 변호사

왼쪽부터 박성철, 이주언, 이상현, 최초록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왼쪽부터 박성철, 이주언, 이상현, 최초록 변호사/사진=김휘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했다.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처럼 이상향에 도달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그럼에도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노력들은 계속된다.

고국 앙골라공화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대한민국으로 건너온 루렌도 가족 6명은 입국하지도 못한 채 인천국제공항에 갇혔다. 루렌도 가족은 난민신청을 했으나 난민심사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균등한 기회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루렌도 가족은 그렇게 공항에서 노숙했다.

이들의 사연은 난민인권네트워크 등 NGO들을 통해 법무법인 지평과 공익법률활동단체 사단법인 두루에 전달됐다. 루렌도 가족을 대리한 이상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공항에 노숙 중인 난민이 난민심사도 받지 못하고 계속 노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최소한 난민심사를 받을 기회는 마련해주자는 심정으로 사건을 받게 됐다"고 상기했다.

난민인정은 크게 두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먼저 공항에서 1차적으로 약 7일간 간이심사를 한다. 간이심사를 거쳐 난민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법무부에 정식으로 난민심사를 청구하게 된다. 법무부에 정식으로 난민심사를 청구해도 대부분이 탈락하는데 루렌도 가족은 난민심사 청구조차 하지 못하는 간이심사에서 탈락한 상황이었다.

박성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와, 이상현, 최초록, 이주언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등은 인천지방법원에 난민인정심사불회부결정 취소의 소를 제기했다. 간이심사 탈락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사연을 들어보니 7일간의 간이심사 기간 동안 별다른 검토가 이뤄진 것 같지 않았다"면서 "이를 뒤집어 루렌도 가족이 최소한 난민심사는 받게 해주자는 생각으로 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주앙골라 한국 대사관 직원의 현지 조사 결과가 증거로 제출됐는데 앙골라 국내 상황이 특별히 심각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한 뒤 최근 앙골라에서 허위난민들이 이어져 출입국·외국인청이 루렌도 가족을 간이심사에서 탈락시킨 것은 특별한 하자가 없다고 판시했다.

최 변호사는 "2심에 들어가면서 앙골라 내부 사정을 보다 면밀히 조사해야 했다"면서 "대사관 직원의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을 깨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이들은 앙골라 현지 목사 등을 상대로 앙골라 국내 상황을 조사했다. 통역사까지 고용해 국제전화를 이용한 조사를 이어나갔다. 루렌도 가족은 불어를 사용했는데 변호사들은 불어를 몰라 인터넷 번역기로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불어로 번역하는 식으로 소통했다. 당연히 시간은 배로 더 걸렸다.

이주언 변호사는 "힘들게 고생해서 조사한 결과 1심에서 증거로 제출됐던 대사관 직원의 보고서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면서 "보고서 내용의 신뢰성이 깨지니 루렌도 가족이 난민심사는 받아볼 수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고 기억했다.

결국 2심 재판부는 루렌도 가족의 손을 들어줬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됐다.

이 변호사는 "난민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강제송환금지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원칙을 세운 취지에 비춰봤을 때 간이심사에서 마구 걸러내는 것보단 원칙대로 최대한 난민심사까지는 받게 해줘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도 "법적으로 원칙은 법무부 본심사에 회부해 판단을 받는 것인데, 최근 몇년간 난민심사에 회부되는 비율보다 간이심사에서 탈락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면서 "난민심사 남용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루렌도 가족은 현재 모처에 거주하며 난민심사를 받는 중이다. 이 변호사 등 대리인들은 2020년 법무대상 법률구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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