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실종자 가족들…“댐 문을 열고 일을 시킬 수 있냐”

의암댐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7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경강대교 상류 1.6km 지점에서 사고 경찰정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슬퍼하고 있다. 2020.8.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춘천=뉴스1) 김정호 기자 =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이틀째인 7일 실종자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6일 사고 직후 현장으로 달려온 뒤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사고대책본부 옆에 차려진 가족석 천막에서 시시각각 들려오는 구조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생환 소식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은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있다.

이들은 춘천시가 밝힌 사고 상황과 원인이 불명확하자 항의하며 사고 당시가 녹화된 CCTV 영상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7일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의암호 유량, 유속이 예측 가능한데 작업한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규명해야 한다”며 “의암호 CCTV, 자료, 경찰서 상황실 녹음 등의 자료를 실종자 가족들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수 춘천시장이 브리핑을 갖는 자리에서 한 실종자 가족은 “댐 문을 열고 일을 시킬 수 있냐. 가족이라면 보내겠냐. 죽으라고 보내는거지”라며 절규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CCTV가 공개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암댐 실종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7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경강대교 인근에서 사고 경찰정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슬퍼하고 있다. 2020.8.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런 가운데 실종자들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 당시 경찰정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이모(32) 춘천시 주무관은 불과 50여일 전 자녀가 태어나 아빠가 됐다.

이 주무관은 부인의 출산으로 지난 5일부터 출산특별휴가에 들어갔으나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 중 급히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무관과 함께 실종된 이모(55) 경위는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베테랑 경찰관이다.

순찰정장 임무를 수행한 이 경위는 관내에서 해기사 면허를 소유한 몇 안 되는 경찰관이다.

6~7년 전 이 경위와 함께 근무했던 한 경찰관은 “자신과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엄격했고, 주변에는 사려 깊고 인간적인 동료이자 형이었다”며 “자전거,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즐기고 건강해서 분명 좋은 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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