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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 막히고 빗물은 차올랐다…'물폭탄' 담양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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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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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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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흙탕물로 변한 증암천 수심이 도로에 다다른 모습/박경담 기자
흙탕물로 변한 증암천 수심이 도로에 다다른 모습/박경담 기자
남부 지방에 물폭탄이 떨어지던 지난 7일 오후 4시 전남 담양군 지곡리 가사문학관 삼거리에서 경찰차 한 대가 광주광역시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를 가로 막았다. 경찰차는 반대편 도로인 화순 방면에서 광주로 넘어 가려던 차들도 세웠다.

삼거리에서 곧바로 보이는 증암천은 흙탕물이 거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증암천을 가로지르는 충효교는 다리 1m 밑까지 강물이 차올랐다. 증암천이 흘러 들어간 광주호 역시 빗물로 가득 찼다. 광주호를 에워싼 나무들은 갈색 줄기가 물에 잠겼다.


우산 위 때리던 빗소리, 목소리마저 묻었다


전남 담양군 지곡리 논이 빗물에 잠긴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전남 담양군 지곡리 논이 빗물에 잠긴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이날 오후 2시 광주에서 가족이 있는 담양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할 때만 해도 장맛비는 가늘었다. 하지만 가사문학관 삼거리 모퉁이에 자리 잡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날씨는 돌변했다. 담양에 물폭탄이 퍼붓는 듯했다.

담양 지곡리에서만 3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비가 두 시간 동안 내리 쏟아지더니 광주 방면 2차선 도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곧바로 경찰차 통제가 시작됐다. 도로를 복구하기 위해 굴착기가 경찰 제지선 너머로 달려갔다.


고립된 담양…광주 가는 길은 모두 산사태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사진=박경담 기자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사진=박경담 기자

삼거리에서 광주로 연결되는 다른 2차선 도로 역시 산사태 소식이 들렸다. 무등산을 타고 광주로 넘어가는 도로였다. 짐 대부분을 놓고 온 광주로 갈 길이 모두 막혀 고립 상태에 빠졌다. 도로가 막히자 당장 8개월짜리 함께 동행한 둘째 아들의 분유가 문제였다. 버틸 수 있는 건 저녁시간까지였다. 비가 잦아들까 기다렸지만 호우는 지속됐다.

경찰차 앞에서 멈춘 차들은 점점 늘었다. 오후 5시10분쯤 무등산 방면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187번 버스가 나타났다. 비가 곧 그치지 않는다는 일기예보에 차 시동을 켜고 무등산 길로 향했다. 충효교를 지나면서 가까이 본 증암천은 무서웠다.


평소 15분 걸리던 길, 30분 걸려 담양 탈출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무등산으로 가는 도로는 빗물이 꽤 차 있었다. 바퀴가 만든 물줄기는 자동차 창문을 계속 덮쳤다. 무등산 중턱에는 쓰러진 소나무가 도로 옆에 치워져 있었다. 공무원이 긴급 투입돼 토사물을 치우고 있는 곳도 있었다. 다행히 차량은 통제하고 있지 않아, 광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무등산을 넘어가는데 평소보다 두 배 긴 30분 걸렸다. 무등산 도로도 이튿날인 8일 오전 6시17분쯤 20m 가량이 폭삭 주저앉았고 운행하던 차량이 유실된 도로에 추락했다. 폭 8m 왕복 2차선 도로는 3~3.5m 깊이로 파여나갔다고 한다.

전남 담양군 도로에서 공무원이 도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전남 담양군 도로에서 공무원이 도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8일 광주를 떠나기 전 다시 담양을 찾으려 했다. 무등산 도로 대신 경찰차가 가로막았던 도로를 택했지만 여전히 통제 상태였다. 드넓은 호남 평야에 보이는 논 대부분이 빗물 속에 잠겼다.

결국 담양 방문을 포기하고 북상하는 장맛비를 맞으며 세종시로 돌아왔다.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담양 내린 비는 542.5mm로 집계됐다. 전남도에 따르면 폭우로 섬진강이 10년 만에 범람한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1명은 실종 상태다.

집이 물에 잠긴 전남 담양군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집이 물에 잠긴 전남 담양군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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