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시휴직자 35%, '취업포기' 일자리 안 찾는다

/사진제공=한경연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일시휴직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한달 뒤엔 이들 중 35%가 비취업자로 전환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올 3월, 4월, 5월의 일시휴직자 수는 각각 160만7000명, 148만5000명, 102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997~1998년 IMF 위기나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도 올해와 같은 일시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전례가 없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자료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2020년 3~5월 평균 기준으로 일시휴직자의 약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으로 나타났다.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전후를 기록하던 2018~2019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2020년 3~5월 자료를 통합하여 평균한 일시휴직자의 산업별 분포를 살펴보면 평균 일시휴직자 137만1000명 가운데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시휴직자는 26만5000명(전체 대비 19.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육 서비스업에서 24만1000명(17.6%)을 기록했다.

도소매와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총 20만7000명(15.1%)의 일시휴직자 수를 기록했으며 제조업에서도 11만1000명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관련 산업 부문에서 특히 일시휴직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직업별 분포에서는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에서 가장 많은 36만명(26.3%)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으며, 단순노무 종사자의 경우에도 33만2000명(24.2%)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나 단순노동 근로자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학력별로는 고졸과 대졸 학력의 일시휴직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일시휴직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62.5%로 남성(37.5%)보다 높아 타격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가상패널 모형을 적용, 일시휴직자가 고용관련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일시휴직자의 지위 변화에 대한 함의를 모색했다. 분석 결과 일시휴직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자 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상반기 15~64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할 경우 그 다음기 취업자는 0.3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다음기에 비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약 35%라는 의미다.

취업자 감소는 실업자 수의 증가로 나타나기보다는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 다음기에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0.33명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취업자 감소분 0.35명 대부분은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자 1명 증가는 2기 후 취업자를 0.58명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2기 후 비취업자로 전환될 확률이 최대 58%라는 의미다. 또 일시휴직자는 2기 후에 비경제활동인구를 0.39~0.49명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경우에도 일시휴직자 증가로 인해 감소한 취업자는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만큼 고용 유연화를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