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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윤봉우 "곧 마흔에 일본? 다들 미쳤다고 말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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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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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인터뷰] V리그 남자 선수로 첫 일본 진출 나고야와 2020-21시즌 1년 계약

V리그 남자부 선수 최초로 일본 무대에 진출하게 된 윤봉우가 자신이 받았던 트로피 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V리그 남자부 선수 최초로 일본 무대에 진출하게 된 윤봉우가 자신이 받았던 트로피 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맨땅에 헤딩이죠. 다들 말리더라구요."

남자 프로배구 베테랑 센터 윤봉우(38)는 한국나이로 내년에 불혹(不惑)인 마흔 살이 된다. 동기 중에 아직 현역 생활을 하는 선수는 없고, 현대캐피탈 리베로 여오현(42)에 이어 2번째 최고령 선수이기도 하다.

곧 마흔이 되는 윤봉우는 최근 일본 V.리그 나고야 울프독스와 2020-21시즌 1년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다. 우리카드와 계약이 되지 않아 임의탈퇴 신분이었던 윤봉우에게 일본 구단에서 연락이 왔고, 모든 것이 마지막이란 생각에 망설임 없이 일본행을 선택했다.

V리그에서 뛰던 한국 남자 선수가 일본에 진출한 것은 윤봉우가 처음이다. 여자 선수의 경우 흥국생명에서 뛰던 김연경이 2008-09시즌을 마치고 JT 마블러스에서 활약했던 게 유일하다.

윤봉우는 V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센터다.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활약한 윤봉우는 현대캐피탈, 한국전력, 우리카드 등에서 뛰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V리그 통산 기록은 449경기 출전, 2645득점, 블로킹 907개다. V리그에서 900블로킹을 넘어선 선수는 이선규(1056개·은퇴)와 윤봉우 뿐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봉우는 은퇴를 고민할 시점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솔직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주변에서 '이제 편하게 살 때도 되지 않았느냐', '굳이 지금 일본에 가야 하느냐'는 말도 많이 한다"며 "다 미쳤다고 하더라. 하지만 지금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용병 입장으로 가는 것이라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새로운 곳에서 많이 배우고 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윤봉우가 뛰게 될 나고야는 2019년 8월 팀명을 바꾸기 전까지 도요타 고세이라는 팀으로 리그에 참여했다. 도요타는 현대캐피탈 시절 일본 전지훈련에서 윤봉우가 자주 찾았던 곳이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센터 윤봉우가 남자부 베스트7을 수상하고 있다. 2017.4.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센터 윤봉우가 남자부 베스트7을 수상하고 있다. 2017.4.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전지훈련을 갔을 당시 분석관이었던 코칭스태프가 현대 나고야의 단장으로 있다. 당시의 만남은 좋은 인연이 됐고, 윤봉우가 일본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이 됐다.

팀 내 최고참인 사카이 마츠모토도 어렸을 때부터 일본 국가대표로 뛰었기 때문에 윤봉우에겐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윤봉우가 뛰게 될 나고야는 핀란드 출신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으로 윤봉우보다 5살 어리다는 점이다.

그는 "감독님이 한국에서는 위계질서가 강한데 일본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 하더라"며 "한국에서 뛸 때도 나보다 어린 코치들과 잘 지냈다고 이야기를 했다. 배구를 하는 데 있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봉우는 구단에서 차량을 제공해 주겠다고 한 제안도 거절했다. 대신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를 부탁했다.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시내에서 떨어진 숙소를 부탁했고,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가 매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별도의 통역 없이 영어로 감독 및 동료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는 "짧은 대화는 괜찮은데 긴 문장은 어렵더라. 언어 공부도 해야 한다"고 웃었다.

윤봉우는 "선례가 있으면 여기저기 물어보면 편할 텐데 처음 가는 것이라 막막한 부분이 있다"면서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배구는 전 세계 어디든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윤봉우는 한국과 다른 일본 특유의 조직력 배구에 녹아들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그는 "구단에서 영상을 보내줬는데, 신장은 작지만 기본기도 좋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두려움 없이 배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윤봉우는 일본 입단을 앞두고 감독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어떤 배구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그는 "배구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때로는 주변에서 욕하고, 그만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솔직히 그만 둬야할 시기도 있었는데 배구에 대한 욕심 때문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고, 일본에 가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윤봉우는 "앞으로 일본에 진출할 한국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난 정말 잘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1년이 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책임감을 갖고 모든 면에서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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