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대필·커뮤니티 탓…논란 더 키우는 뒷광고 사과들

뒷광고 논란에 사과하는 유튜버 쯔양(위)과 보겸(아래)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아 광고하면서도 마치 자신이 구매한 것처럼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뒷광고'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제기된 유튜버들의 '극과 극' 대처가 이목을 끌고 있다.

논란의 시발점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슈스스TV'였다. 한혜연은 '내돈내산(내 돈 내고 내가 산)' 코너에서 자신이 직접 구매한 것처럼 영상을 제작했으나, 실제로는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고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한혜연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가수 강민경과 '양팡' '문복희' '쯔양' 등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들이 줄줄이 사과 영상을 게시했다. 유명 크리에이터 300여 명이 소속된 '샌드박스 네트워크'도 최근 일부 뒷광고 사실을 시인했다.

뒷광고 논란의 대처는 엇갈린다. 26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은 지난 6일 방송 은퇴를 선언하며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댓글 문화에 지쳤다. 앞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쯔양은 유튜브 영상도 모두 삭제했다. 11일 현재 쯔양의 유튜브 채널에는 모든 콘텐츠가 삭제된 상태며, 누적 조회수도 '0건'으로 표시된다. 이는 쯔양이 단순히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영상을 삭제했다는 의미다.

양팡 언니의 사과문(위)과 양팡의 사과문(아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21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양팡은 2차례에 걸쳐 사과 영상을 올리고 사과문을 게시했으며, 부산시 홍보대사도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 시청자분들을 속인 행위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양팡의 사과가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양팡의 사과문이 친언니의 글씨체와 비슷하다며 '대필 의혹'이 제기됐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양팡이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단순히 비공개로 돌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11일 현재 양팡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제외한 모든 영상이 보이지 않으나, '정보' 란에는 누적 조회수 14억 회가 그대로 표시된다. 조회수가 표시되지 않는 쯔양의 영상과는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뒷광고 의혹을 부인하다 뒤늦게 이를 인정하고 사과한 유튜버 보겸도 사과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보겸은 "42개 광고 중 광고라고 알아보기 힘든 5개의 광고 영상이 있었다"며 "제가 모자라고 부주의했다. 죄송하다"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를 두고 보겸의 말투가 매우 빠르고 당당해 사과문으로는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사과 도중 보겸의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한다)"는 말도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뒷광고 논란과 관련해 유튜버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방송 못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의 뒷광고를 강력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돼 11일 기준 2000여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를 통한 광고에 대한 강화된 기준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광고 영상에는 '유료광고포함' 문구를 영상 시작과 끝에 반드시 표시해야 하며, 영상 도중에도 5분마다 광고임을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