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녀상 '철거'하라는 일본총영사에 "내정간섭 그만두라"

11일 오후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원들이 일본총영사의 평화의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 취소요청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과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총영사를 향해 내정간섭 중단과 사죄를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11일 오후 1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총영사의 평화의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 취소요청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망언을 당장 중단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사죄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6일 재부산일본국총영사 마루야마 코우헤이는 동구청을 찾아 "소녀상 도로점용은 한일 관계를 해치는 요인"이라며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하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부산시민행동은 코우헤이 총영사가 내정간섭을 저질렀다고 규정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시민행동은 "지난해 우리 국민은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불매운동으로 싸웠고 결국 지소미아 중단을 만들어냈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이행 의지도 없는 무역 보복 조치 해제 약속에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한 뒤 일본은 또다시 돌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행을 위한 전범 기업의 자산매각 문제에 일본은 가만있지 않겠다며 우리를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소녀상 합법화는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는 우리 국민의 뜻이자 자존심"이라며 "내정간섭과 망언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오후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시민단체원들이 일본총영사의 평화의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 취소요청 규탄 기자회견 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또 우리 정부를 향해선 "일본 정부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자주적인 태도로 대응하라"며 "불매운동, 지소미아 중단을 위해 국민이 든 촛불은 정부에게 자주권을 행사하라는 국민의 명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민정 부산시의원은 "광복절을 앞두고 피해자들에게 반성은커녕 저들이 동구청에 찾아가 요구한 것은 우리나라를 주권국가로 생각하는 건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그 날까지 시의회가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부산 동구는 지난 4일 시민단체가 신청한 평화의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6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는 뜻으로 시민단체가 소녀상을 설치한 지 4년 만에 사실상 합법화가 된 것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현장 우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약 10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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