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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아파트도 마스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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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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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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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울산 사건 검찰수사는 문재인 탄핵 밑자락"이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적은 누구 말대로 뚱딴지 같지만 실은 정권의 불안감을 드러낸다.

정상에 있지만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키우던 개에 물릴 수 있다는 초조함도 보인다. 평소 강한 척, 내색하지 않을 뿐이다.

그는 자신을 변호하려 얘길 꺼냈지만, 어쨌든 문 정부는 예상과 반대로 총선에서 압승해 오히려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조 전 장관 고백(?)도 승자로서 여유다.

여당 승리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그 원동력이 코로나19 극복이었다는 걸 안다. 올 초 "민주당만 빼고"라는 선전이 먹혔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그런데 죽고 사는 전염병이 반작용을 일으킬 줄이야.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저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막고, 치료하고 있을 뿐이다. 이 병이 초기에 불같이 번질 때 확산을 제어한 주요 수단은 마스크였는데, 몇 차례 홍역을 치러 수급을 안정시켰다. 마스크 하나 통제 못하냐고 지적했지만, 한두 달 후 망연자실한 선진국들을 보며 문 정부를 지지했다.

다 아는 시퀀스를 되짚어본 이유는 최근 부동산을 대하는 이 정부를 보고 있노라니, 뭔가 데자뷰(déjà vu, 기시감)가 느껴져서다.

서울 아파트가 품귀현상을 빚은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실을 외면하며 3년 내내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태연자약하던 이들이 최근엔 급해졌다.

태도 변화는 내부(?)에서 나타났다. 자기들 편이라고 여기던 시민단체가 권력 상층부의 이율배반적 민낯을 보여주면서부터다.

국민 다수는 홍제동 빌라에 살던 인권변호사를 주권 대표자로 뽑았는데, 그 주변인들은 대부분 강남 알짜 아파트 주민이더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한 채가 아니고 두어 채를 가졌다더라. 그러니 이들이 내내 만들어낸 스무 번 넘는 대책이 과연 실효적이었겠냐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그런데 정부는 반작용처럼 7·10 대책과 감시강화를 얘기한다. 국민들은 억울한 마음에, 더 늦으면 평생 집 없는 떠돌이로 전락하겠다는 조급함에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사는데, 정부는 이를 '공포수요'나 '패닉바잉' 정도로 취급한다.

백번 양보해 그게 투기적 가(假)수요라고 해도 오해는 풀리지 않는다. 정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고작 임대주택을 늘리는 거란다. 그건 한국에서만큼은 그저 평생 집 없이 임차인 계급으로 주저앉으란 일종의 낙인 취급이다.

재건축 아파트를 사두고 이른바 전세집 몸테크를 하는 이들에겐 더 고약하다. 아예 계속 떠돌라는 식이다. 30년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만들더니, 이젠 용적률이 공공재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책에선 35층 규제를 풀어줄테니 늘어난 세대수 50~70%를 국가에 내놓으라고 윽박지른다. 더구나 수십억원짜리 집주인들에게 재건축을 미끼로 임대세대들과 섞여 살라 강요하고 있다.

'소셜 믹스'를 못해서 안하는 것인가. 이미 실패한 정책을 규제허가를 전제로 강요하는 건 후진적이란 말로도 모자라다. 이쯤부턴 한국이 사유재산제가 허용되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체제가 맞나 싶다.

국민 생명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정부의 마스크 시장 통제와 거리두기 정책을 '모두를 위한 자유'를 위해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리 시민의식을 어쩌면 이 정권은 오해한 것 같다. 마스크 통제에서 얻은 학습효과 때문인지 청와대는 급기야 세계 어디서도 찾기 어려운 '부동산 감독기구 창설'을 그려냈다.

정권이 1년 여를 남겨두고 이렇게 부동산 네 탓에 올인하는 것도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 투기세력을 비난한 이후엔 건설사를 옥죄고, 부동산 5적을 만들 것이고, 결국엔 언론과 국민 모두를 탓할 것이다. 그런 비운이 반복되지 않기를.

[우보세]아파트도 마스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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