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알 수 없는 확진자 속출…부산 '조용한 전파' 우려↑

지난 4월20일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들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료원은 의료진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2020.4.2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부산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조용한 전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의심환자 4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역 내 확진자 누계는 189명으로 늘었다.

189번 확진자는 부산기계공고 2학년 학생이다. 주소지는 사하구다. 하지만 해운대구에 위치한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해왔다.

지난 11일 부산 서구 삼육부산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12일 양성 판정을 통보 받았다. 기숙사 생활을 하던 중 7일 오후 4시40분 일과를 마친 후 사하구 감천동 자택으로 귀가했다가 9일 오후 7시쯤 기숙사에 복귀했다.

복귀 후 지난 11일 오후9시30분쯤 기숙사 야간 점호시 발열이 나 귀가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현재 시는 189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기타’로 분류했다. 시는 감염경로에 따라 해외입국, 지역감염 등으로 분류하는데, 기타는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을 때 분류하는 기준이다.

시는 정확한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부산지역 확진자 189명 가운데 3명은 숨졌고, 155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31명이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 중 189번과 같이 ‘기타’로 분류된 확진자는 170번과 174번 등 2명이 더 있다.

두 확진자는 모두 무더기 확진자 발생으로 이어지면서 지역내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170번 확진자는 607영진호 선장이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선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인 선원 1명, 인도네시아 선원 1명, 한국인 경비인력 1명 등 3명이 추가 확진됐다.

11일에는 선박에 격리 중이던 선원 4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인 이들은 인천공항 입국 당시 ‘음성’판정을 받은 후 2주 격리를 거쳐 부산으로 내려왔다. 이들의 감염원이 ‘영진호’로 추정되는 이유다.

하지만 시는 170번 확진자의 정확한 감염원을 찾이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남 164번 확진자와의 만남이 확인됐으나, 정확한 시점 등을 파악하지 못해 GPS 등을 통해 동선을 파악 중이다.

우선 174번 확진자는 10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학력인증 부경보건고등학교 병설 중학교'(이하 부경보건고) 관련 확진자다.

174번 확진자는 지난 3일 서울 방문 당시 증상이 발현됐고, 9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시는 1일을 감염시점으로 추정했다. 동시에 7월 일정을 조사하면서 부경보건고 재학 사실을 확인, 부경보건고에서 함께 공부한 17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179~183번 확진자를 발견했다.

문제는 이들의 모든 감염경로와 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174번이 ‘기타’로 분류된 상태다.

179~183번 확진자는 174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됐다. 174번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74번 확진자의 감염시점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이 먼저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179~183번 확진자의 경우 모두 60~70대의 고령에다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어 발현일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 감염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179~183번 확진자 가운데 한 명의 배우자가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러시아 선박 페트리원호에서 수리한 수리공으로 확인되면서 페트리원호와의 연관성이 의심됐으나, 앞선 조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어 배우자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높지 않다.

시는 코로나19 유전자 분석을 실시, 러시아 선박 또는 타지역 바이러스와 비교해 러시아 선박과의 연관성을 찾을 계획이다.

무더기 확진자 발생에 이어 접촉자도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지역 내 전파 우려는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89번 확진자를 비롯해 부경보건고 관련 확진자가 사하구, 해운대구, 중구 등 부산 곳곳에 거주하고 있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81번 확진자가 사하구 다대포 소재 KNC로하스라는 다단계 판매업체를 다녀간 것도 지역감염이 우려되는 이유다.

시에 따르면 181번 확진자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KNC로하스를 다녀갔다. 이곳은 하루평균 100명정도가 다녀가는 시설이다.

방문자 출입시 명단을 작성했으며, 시는 181번 확진자가 다녀간 기간 이곳을 방문한 사람을 조사했는데, 중복방문자를 제외하고 25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 기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방문자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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