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현 中정법대 교수 "코로나19 이후 시진핑 첫 해외순방 韓 될 것"

13일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가 66회 베이징 모닝포럼에 참석 '포스트 코로나 미중 격돌과 한반도'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중국 한국상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이를 추진하는 것 같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13일 제66회 베이징 모닝포럼에 참석 '포스트 코로나 미중 격돌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베이징특파원 출신으로 1997년 덩샤오핑(鄧小平) 사망을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보도하는 특종을 했다. 이후 베이징대에서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밟고, 중국 정법대 평화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을 맡고 있는 중국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문 교수는 "미국이 정치동맹을 만들며 미국과 중국의 양자대결이 아닌 서방세계와 중국의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며 "중국은 이같은 포위망을 뚫어야 하는데 가장 가까운 포위망인 한국을 뚫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으로선 거점국가를 두고 중국편 만들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중국 내 기업인들의 모임인 중국한국상회는 2014년부터 매달 조찬포럼을 통해 국제정세나 중국 내 상황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갖지 못하다가 6개월 만에 다시 66회 포럼을 가졌다.

문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기존과 다른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어 이를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식으로 격돌하고 있다"며 "미중의 충돌은 과거와 양식과 방식, 그리고 본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의 충돌은 제한적이고 국한적인 갈등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중국의 급소에 비수를 꽂는 식"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공산당 정권이나 체제를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고 중국의 핵심이익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문 교수는 "중국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수호해야 하는 핵심 이익으로 국가와 체제와 정치체계의 안정, 주권과 영토보전 그리고 (대만) 통일, 지속적인 경제와 사회발전을 들고 있는데 미국의 공격은 이 3가지만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미국이 9200만명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원와 가족에 대한 미국 비자발급 제한조치를 검토하는 등 강력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교수는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제3국간 영유권 싸움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남중국해 영토분쟁에 개입한 것"이라며 "미중간 무력충돌이 벌어진다면 그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했다.

그는 "남중국해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파괴력이 일정 규모인 전술핵이 사용될 우려도 있다"며 "남중국해에는 민간인이 적고 군인들의 대결이어서 전술핵 사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중국은 영토 분쟁에 대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중국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영토분쟁을 할지도 모른다"며 "남중국해는 단순한 미중간의 충돌이란 차원을 떠나서 세계사를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도 세계질서 재편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이 10%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4~5년 지속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힘의 우열이 바뀌게 된다"며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외교는 전략적 모호성을 깨고 확실한 독트린(원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고 중국은 우리의 전략적 협력파트너라는 것이다.

문 교수는 "우리의 외교목표는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한반도의 평화통일, 경제발전이라는 독트린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중국의 목을 겨냥하는 비수의 역할을 하면 위험한 만큼 미국에 대해선 전략적 절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은 평화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자신들이 말하는 도덕정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가 66회 베이징 모닝포럼에 참석 '포스트 코로나 미중 격돌과 한반도'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중국 한국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