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전문강사들 "4년 일해도 비정규직, 교육부가 해결해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들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어회화전문강사의 무기계약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영어회화를 가르치는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무기계약직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법으로 근무 기간이 4년으로 한정돼 있어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교육부에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무기계약전환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교육공무직본부(교육공무직본부)는 13일 오전 세종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여년 동안 영어회화전문강사는 매년 계약서를 새로 쓰고 4년마다 신규채용절차를 다시 거치는 등 불안한 노동을 감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는 지난 2009년 학교의 실용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다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42조에는 '영어회화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해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간제법 제4조 2항은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한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무기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학겸임교사나 다문화언어강사 등 근로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은 강사들은 2년을 초과해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예외여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인원위원회도 지난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의 고용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는 4년을 초과해 계속 근로하고 있는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해 무기계약직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울타리인 기간제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이를 방조하는 법안이 있다면 응당 그 법안은 개정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교육부는 모범적인 사용자로서의 책무를 다해 4년을 초과해 계속 근로하고 있는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인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 고용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관련 법령의 개정에도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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