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부품용 친환경 특수강 '극일'…포스코가 해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을 정밀 가공해 제작한 기계 부품/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가 세계 최초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 양산에 성공했다. 자동차 등 정밀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이 제품은 전량 일본 등 수입에 의존하던 납쾌삭강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13일 친환경 흑연 쾌삭강 양산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판매확대에 본격 나섰다고 밝혔다.

쾌삭강은 단면이 원형이며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 제품이다. 절삭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린다. 주로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 전기·전자 및 사무자동화 기기의 정밀 부품 제작에 사용된다.

기존 쾌삭강에는 절삭성 향상을 위해 납을 첨가했는데 납은 제품의 생산, 가공, 재활용 처리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공기중에 퍼져나가 작업자에게 염증이나 신경계 손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유해물질 제한 국제 지침인 'RoHS'와 'ELV'에서는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대 0.1%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체 소재가 없는 납쾌삭강만은 별도 예외 규정을 두고 최대 0.35% 까지 허용하고 있다.

포스코의 흑연 쾌삭강 개발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 이상의 우수한 절삭성을 확보한 데 의의가 있다.

열처리를 통해 구현한 균질한 조직은 어느 방향으로 절삭을 하든 균일한 절삭성을 나타내 가공 효율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됐으며 주변 자기장에 쉽게 자석화되는 특성 덕분에 솔레노이드 밸브와 같은 정밀제어 부품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포스코는 2017년 흑연 입자의 분포 및 제어 기술의 개발을 시작으로 쾌삭강 개발에 착수했으며 작년에 생산 라인에서 양산 제조기준을 정립하며 개발을 완료했다.

쾌삭강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톤 규모로 추정되는데 납을 함유한 제품이 절반 이상이다. 국내에는 납쾌삭강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연간 2만3000여톤을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한다. 포스코는 흑연 쾌삭강 양산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쾌삭강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판매확대를 위해 고객사별 설비 특성에 맞춰 절삭 조건과 공구 선택에 대한 솔루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외 자동차사와 가전사 등을 대상으로 부품 인증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