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역풍' 우려하는 미국 기업들, 트럼프에 반발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애플부터 월마트, 월트디즈니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메신저앱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와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 기업들이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 기업들이 지난 11일 백악관 참모들과 컨퍼런스콜(전화회의) 도중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는 미중 무역전국위원회(USCBC), 미 상공회의소,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주관했다. 참석 기업은 애플, 월마트, 월트디즈니를 비롯해 포드자동차, 프록터앤갬블(P&G), 인텔,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12개사였다.

위챗은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 12억명 이상이 사용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메신저 기능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결제 및 뉴스 서비스 등 일상생활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부터 틱톡과 위챗의 모회사와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거래금지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내리지 않은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가 금지되며, 이미 설치된 앱마저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힐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애플 같은 기업은 틱톡과 위챗 금지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내 수요가 크게 감소해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25~30%가량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WSJ는 이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 미 프로농구협회(NBA)를 비롯한 기업들이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내 사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의문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NBA는 중국에서 텐센트를 통해 프로농구 경기를 중계방송하고 있다.

미중 기업위원회(USCBC)의 크레이그 앨런 대표는 "중국에 거주하지 않는 이들은 은 미 기업들에게 위챗 사용금지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미 기업들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심각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