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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 삼성전자株 시장에 쏟아질까…다시 국회 온 '삼성생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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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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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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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삼성생명법이 뭐길래

[편집자주] 삼성생명의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시장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을 상승의 한 이유로 꼽았다. 이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수십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흔들 수 있다.
26조 삼성전자株 시장에 쏟아질까…다시 국회 온 '삼성생명법'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가 재점화했다. 총선 압승을 거둔 여당이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보험업법' 개정안을 다시 들고 나오면서다. 법안에 따를 경우 삼성생명은 23조원, 삼성화재는 3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두 보험사의 주가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은 지난 6월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검토를 거쳐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전체회의에 회부된 상태다. 다음달 정기국회가 문을 열면 논의된다.

개정안은 현재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이른바 '3%룰'의 계산 기준을 바꾸는 게 골자다. 즉 보험사 보유 주식 비중의 평가 기준을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기준의 '시가'로 바꿔 평가하자는 것이다. 3%룰은 보험사의 타사 주식 보유 한도를 총자산(특별계정운용자산 제외)의 3% 이하로 정해놓은 것을 말한다.

여당이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건 주식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 손실이 보험 가입자에게 전이될 위험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총자산 중 특정 기업 주식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그 기업 주가가 폭락하면 그 손실이 보험 가입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의 자산운용 규제가 모두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보험사만 예외적으로 취득원가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것도 하나의 사유로 제시했다.

법안을 발의한 이용우 의원은 "보험회사만 예외적으로 취득원가가 기준인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보험업계에선 장기투자를 하는 특성상 취득원가 기준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연기금도 시가를 반영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로 삼성생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개정안이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최초로 취득한 시점은 1980년 이전이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은 1주당 1072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삼성생명이 당시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5억815만7148주로 총 취득원가는 약 5447억원 정도다. 당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성생명 총자산(특결계정운용자산 제외, 3월 기준) 230조원의 0.2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가로 계산하면 얘기가 다르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로 계산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약 29조4731억원 규모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12.8%에 달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약 3억8919만주(약 22조5731억원)를 처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삼성생명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단일 주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 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가 국회 법안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만큼은 아니지만 삼성화재도 비상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삼성전자 주식 8880만2052주를 가지고 있다. 1979년 약 774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총자산(약 75조원)의 0.1% 정도다. 그러나 시가로 계산하면 총자산 대비 비중은 6.9%로 뛴다. 3.9%(약 2조9005억원)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삼성생명법이 국회에서 추진된 건 처음이 아니다. 19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 때인 2014년 이종걸 의원이 가장 먼저 법안을 내놨고, 김기식 전 의원이 뒤따랐다. 20대 국회에서도 이종걸·박용진 의원이 각각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야당이 반대한 까닭이다. 수십년 간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시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강제 매각시키는 것은 그동안 형성된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과잉 조치라는 게 야당의 논리였다.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법안 처리에 때에 따라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177석의 거대여당이 의회의 압도적 다수를 점한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법 개정 취지에 동의한다는 뜻을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석수를 앞세워 '부동산 3법'을 후다닥 처리한 민주당이 '삼성생명법'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통과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경제민주화 등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맞닿아 있는 이슈인 만큼 개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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