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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980년 서울역회군' 시위 주도 대학생들 40년만에 재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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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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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계엄포고는 위헌·무효…군 동원할 상황도 아냐" "피해 입은 사람들 다수…명예회복·피해보상 이뤄져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1980년 5월 서울에서 벌어진 대규모 대학생 시위 일명 '서울역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당시 전국에 발령된 계엄포고령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적용받아 옥살이를 했던 60대 남성들이 재심을 통해 4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정민)는 지난 1980년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 포고령 위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조영식씨(60)와 이대수씨(65)에 대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14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학생 시위를 이유로 수배가 돼 도주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운전면허증 사진란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사용한 공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의 형을 선고유예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 종교부장, 이씨는 연세대 소속의 복학생 모임인 56인회의 총무를 맡고 있었다. 이들은 1980년 5월 학내외 모임을 조직하고 같은달 15일 열린 대규모 대학생 시위에 1500여명의 연세대 학생등을 이끌고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15일 서울역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10만명 이상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참가했다. 당시 학생지도부 회의에는 심재철(당시 서울대 학생회장) 전 국회의원, 신계륜(고려대 총학생회장)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이해찬(서울대 복학생 대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포함됐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경희대 복학생 대표로 참가했다.

집회 지도부 내에서는 서울역에서 남아서 철야 농성을 하자는 쪽과 쿠데타의 빌미를 줄 수 있음으로 퇴각하자는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시위가 계속될 경우 군이 개입할 명분을 준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자진 해산하게 됐다. 이 해산 결정으로 이 사건은 '서울역 회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됐다.

앞서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되자 최규하 전 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지역에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정승화 계엄사령관은 계엄포고 제1호를 발령했다. 계엄포고문에는 '일체의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시위 등 단체 활동은 금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포고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금·수색해 엄중 처단한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이씨와 조씨의 재판을 맡았던 계엄보통군법회의는 1980년 9월 이들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항소하지 않았고 조씨는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육군고등군법회의와 대법원에서 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형이 확정됐다.

피고인들은 재심을 청구하면서 계엄포고가 헌법에서 규정된 발동요건을 준수하지 못했고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요소인 신체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돼 위헌·무효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당시의 계엄포고가 "구(舊) 헌법, 현행 헌법, 구 계엄법에 위배돼 위헌이고 위법하여 무효다"라고 보고 재심을 개시했고 검찰도 피고들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는 계엄포고 내용이 개인의 기본권과 인권을 침해하고 규정이 모호하고 적용 범위가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영장 없이도 체포·구금·수색을 가능하게 해 영장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사후 사회가 군병력을 동원해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정도의 혼란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계엄포고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이상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계엄포고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죄 판결에 대해 이씨는 "이와 관련해 피해를 받으신 분들이 상당히 많다. 이분들이 관련한 재판을 하게되실 텐데 똑같은 재판을 하는 것은 사법 낭비다"라며 "법적으로 위헌·무효인 것이 확인됐으니 피해자들에 대해서 명예회복과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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