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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충돌 일보직전'…전국 최대 김 양식장 마로해역 갈등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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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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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진도 어장싸움 40년…어업권 반환하라 vs 생계 막막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 사이의 마로해역. 전국 최대 김 양식어장인 이곳의 어업행사권을 놓고 해남과 진도 어민간 갈등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다./뉴스1 © News1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 사이의 마로해역. 전국 최대 김 양식어장인 이곳의 어업행사권을 놓고 해남과 진도 어민간 갈등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다./뉴스1 © News1
(해남·진도=뉴스1) 박진규 기자 = 전국 최대 규모 김 양식어장인 '마로해역(만호해역)'의 어업행사권을 놓고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어민들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진도군수협이 어업행사 계약 종료를 통보했으나 해남 어민들은 기존대로 계속 어업을 하겠다고 맞서면서 자칫 해상 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전남도와 해남군, 진도군에 따르면 해남 송지면과 진도 고군면 사이의 마로해역은 바다 경계선을 기준으로 진도 쪽에 80%, 해남 쪽에 20% 위치해 있으며, 연 평균 400억원대의 김 양식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80년 시작된 갈등…2020년 6월7일까지 '조건부 합의'

1370㏊의 바다 양식장을 사이에 두고 이웃사촌처럼 지내온 해남과 진도 어민의 갈등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남군 어민들이 마로해역의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이에 진도군 어민들도 경쟁적으로 김 양식에 뛰어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급기야 1994년 진도 어민들은 진도대교 점거농성을 벌이며 해남군 측에 김 양식장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해남 어민들은 계속 양식할 수 있게 해달라며 맞섰다.

전남도와 진도군, 해남군, 수협, 해양경찰 등 관계 기관이 나섰으나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분쟁 17년만인 2011년 법원의 조정으로 싸움은 일단락됐다.

마로해역 김 양식장 1370㏊에 대해 해남군이 2020년까지 양식장 권리를 행사하고, 진도군에는 그 대가로 같은 크기인 1370㏊의 양식장을 신규 개발해 주기로 합의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20년 6월7일을 기점으로 10년 간의 조건부 합의기한이 만료됐다.

진도군수협은 기간 종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어업행사권 종료 통보와 함께 어장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고, 해남지역 어민들은 양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업권 행사계약 절차 이행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몇 차례 조정에 나섰으나 합의에 실패하고, 오는 9월21일 조정 기일까지 해남군과 진도군 수협조합장이 양측 어민들의 의견을 받아 합의점을 찾으라고 다그치고 있다.

담당 판사는 '해남군 어업인들이 진도군 어장인 마로해역에 대한 어업권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170여 해남 어업인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데, 당장 나가라고 할 수 없으니 2~3년 더 양식하면서 다른 생계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지 않냐'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남 어민 500여명이 3일 전남도청앞에서 마로해역(만호해역) 어업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20208.3/뉴스1
해남 어민 500여명이 3일 전남도청앞에서 마로해역(만호해역) 어업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20208.3/뉴스1


◇해남 "김 양식 그만두면 파산" vs 진도 "더 이상 양보 못해"


하지만 진도 어민들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마로해역 어업행사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며, 반면 해남 어민들은 2010년 조정으로 마로해역 어업권은 해남이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해남 어민들은 "2010년 분쟁 다툼 과정에서 전남도가 분쟁종식을 위한 조건으로 해남 어민들이 사용하는 1370㏊에 상응하는 대체 어업권을 진도 어민에게 신규로 부여해 분쟁은 끝났다"면서 "그런데도 진도군수협이 어업권 유효기간 만료를 핑계로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만호해역에서 양식을 하는 해남어민 174명의 개인별 연 소득은 3000만원 미만이나, 진도어민은 최근 2년 평균 4억6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양식규모와 소득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해남 어민들이 만호해역 이용이 어렵게 되면 파산위기는 물론, 융자금 반환과 수 백 척 어선의 기능 상실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진도 어민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40년 전에도 해남군 어업인들이 김 양식업을 해왔던 마로해역은 엄연히 진도군의 바다"라며 "해남군 어민들은 남의 바다에서 허락도 없이 불법으로 김 양식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딱한 사정 등을 고려해 진도군 어민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며 해남군 어업인들에게 선의를 베풀어 주었는데 이제는 마치 마로해역이 해남군 소유의 어업권인양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수십년째 해남군 어민들에게 빼앗겨왔던 진도 마로해역 김 양식장에 대해 이제는 분쟁을 종식시키고자 행사계약 권한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양 측 어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집회나 시위 등의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해남 김양식 어민 150여명은 지난달 29일 송지면 어란항에 모여 풍어제를 지낸 뒤 어선 100여척에 나눠 타고 만호해역에서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해상 퍼레이드 시위를 펼쳤다.

이어 8월3일에는 전남도청 앞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도지사 면담 요청과 함께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진도 어민들도 대규모 맞불집회를 예고했다.

진도군 어민들은 오는 19일 800명이 참석하는 전남도청 앞 집회에 이어 8월25일에는 어민 600명이 어선 250척을 동원한 해상집회를 열어 마로해역에 대한 어업권을 주장할 계획이다.

진도군수협 앞에 어업권 반환 촉구 현수막이 내걸렸다.(진도군수협 제공)2020.8.10 © News1
진도군수협 앞에 어업권 반환 촉구 현수막이 내걸렸다.(진도군수협 제공)2020.8.10 © News1


◇전남도 "감정의 골 깊어 해결 실마리 안보인다" 토로


또한 양측 모두 전남도가 분쟁 해결을 위해 나서길 원하고 있지만 뾰족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해남은 신규 개발할 어장이 없고, 진도의 경우 새우 조망 등 다른 허가 가능한 어업권이 있는 만큼 진도 어민들이 신규 어장을 원하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도의 거부 입장이 확고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남 어업인에게 현 어장에서 전부 나가라 할 수도 없고 진도 어업인에게 양보만 강요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무엇보다 수십년 간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해남 어업인들이 어업권 행사계약이 끝난 상태지만, 기존 시설물 있어 계속 김 양식을 할 경우 진도 어업인과 해상 충돌도 우려된다"며 "서로 바다에서 싸우다가 어선끼리 충돌이라도 해서 배가 침몰하거나 어민이 바다에 빠지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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