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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에 보험가입·타이어렌탈까지…편의점 없이 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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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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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편의점의 무한진화(上)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쇼크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동네 구멍가게 취급을 받던 편의점은 무한진화를 통해 건재함으로 과시하고 있다. 육류부터 가전제품까지 판매상품의 다양화, 금융배달 플랫폼으로의 진화, 무인점포 등 신기술 접목 등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서다. 코로나19를 뚫은 K-편의점의 힘을 분석해본다.


한국 편의점은 타이어도 빌려줘? '편의점 왕국' 日도 엄지척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지난 14일 택배가 사라졌다. 사상 처음으로 국내 주요 택배 대기업과 우체국이 '택배 없는 날'을 시행하면서다.

아파트 현관문 앞에선 택배박스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편의점 택배는 여전히 바쁜 모습이었다. 일반 택배와 달리 소량 편의점 택배는 자체 물류망과 배송 차량을 활용되기 때문에 이날도 멈추지 않고 정상 가동됐다. 편의점 한켠에서 고객들은 맡긴 세탁물을 수거해 갔다.

이제 "편의점 없이 못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88 서울올릭픽' 이듬해 국내에 처음(세븐일레븐) 들어온 편의점은 이제 '안되는 게 없는' 일상 생활 플랫폼이 됐다.

30여 년간 끊임없는 경쟁과 진화를 거듭하면서다. 전국에 깔린 라이프 플랫폼(점포수)이 2018년 4만여점을 훌쩍 넘어 5만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루라도 외출을 한다면 GS25와 CU·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간판 중 하나를 못 보고 지나치기 더 힘들 정도다. 사람들은 '편의점 인간'이 돼간다.

GS25 직원이 세탁특공대 직원에게 고객의 세탁물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GS리테일
GS25 직원이 세탁특공대 직원에게 고객의 세탁물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GS리테일

편의점은 유행에 민감하다. 요즘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공간이다. '펭수' 등 캐릭터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재빠르다. 매일같이 새로운 프로모션과 신상품, 서비스들이 쏟아진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배송 산업'이 뜨자, 편의점은 즉각 근거리 접근성의 장점을 살려 '걸어다니는 배송 플랫폼'을 생각했다.

이달부터 GS25가 시범적으로 시작한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는 남녀노소 누구나 시간을 내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건당 약 3000원을 받게 된다. 오토바이 등 운송수단 없이 전달 하다보니 친환경적이다.

여기에 편의점 73㎡(22평·평균 면적) 공간에 들어가면 수수료 무료 ATM부터 보험 가입 서비스, 복합기, 심지어 타이어 렌털까지 없는 서비스가 없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K-편의점'이라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IT 강국답게 무인 편의점도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최저임금을 비롯해 1~2인 가구, 워라밸 등 온갖 사회적 이슈가 녹아있을 정도로 편의점은 일종의 '대한민국 축소판'이기도 하다.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등 이 공간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들이 공감을 얻고 인기를 끄는 이유기도 하다.

한국 편의점의 성장은 강력한 도심 밀집,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문화(치안) 등이 복합적으로 촉매제 역할을 했지만, 자발적 진화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도입 초창기엔 일본식 영업을 모방했지만, 갈수록 우리 고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초창기 담배·음료·가공식품이 주를 이뤘지만 자체 PB(자체브랜드) 도시락·삼각김밥 개발을 넘어 슈퍼마켓·온라인몰 상품 구색까지 영역을 넓혀 '영역파괴'도 가속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근거리 편의점에서 장보기 문화 확산으로 과일·야채·정육·소스류 등 슈퍼마켓 장바구니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며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시즌 상품을 중심으로 선풍기 등 소형 가전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CU는 지난 7월부터 삼성화재와 손잡고 점포 내 택배기기를 통한 비대면 보험 판매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BGF리테일
CU는 지난 7월부터 삼성화재와 손잡고 점포 내 택배기기를 통한 비대면 보험 판매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BGF리테일

굳이 카페나 디저트점을 가지 않고도 편의점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점 수준의 고품질 제품들도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편의점은 이미 수준급 도시락으로 "혜자스럽다"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는데, 커피·디저트·치킨 등 자체 기호식품 상품에서도 가성비(가격대비성능)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일각에선 편의점 점포 확장 출혈 경쟁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가맹 본사들이 양적 팽창 보다는 질적 성장과, 편의점주들과의 상생을 더 모색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염규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 편의점 규모는 일본·영국·러시아·미국에 이어 세계 5위권이지만 도입 역사나 국토면적, 인구수, 1인당 국민소득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발전을 했고 지속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해외에 비해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이 'K-편의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반 로드상권에서도 보안 걱정없이 안전하게 무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시그니처 3.0’ 모델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을 지난 7월 오픈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일반 로드상권에서도 보안 걱정없이 안전하게 무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시그니처 3.0’ 모델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을 지난 7월 오픈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세븐일레븐

장시복 기자


나홀로 매출 성장…대형마트·면세점 안부러운 '편의점'



택배에 보험가입·타이어렌탈까지…편의점 없이 살 수 있나요?

◇GS25·CU 1만4000여개로 업계 선두, 이마트24 가파른 성장세

#.국내 편의점 역사는 1982년 시작됐다. 서울 중구 약수시장 앞 '롯데세븐'이 국내 최초 편의점으로 문을 열었고, 7년 뒤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에 올림픽선수촌점을 개점했다. 이후 1990년 미니스톱, 훼미리마트(CU), LG25(GS25), 바이더웨이 등이 차례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창기때만 해도 동네 슈퍼마켓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성이 변하면서 소량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편의점 시장은 급성장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2007년 전국 편의점 수 1만개를 넘어선 이후 2011년엔 2만개 돌파,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 4만672개에 달한다. 전체 매출액은 약 24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이는 협회에 포함된 5개사(GS25·CU·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만 기준으로 집계했을때 결과(이마트24 등 제외)여서 전체 편의점 점포수와 매출액은 더 커질 수 있다.

편의점 위상도 변했다. 지난해부터 편의점은 유통주(株) 순위를 뒤흔들었다. 지난해 8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롯데쇼핑을 제치고 유통업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올해 5월엔 GS리테일이 유통주 왕좌를 꿰찼다. 이후 순위변동은 있지만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모두 이마트, 호텔신라, 롯데쇼핑 등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 중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 서울 강남구 CU역삼점에서 점포 관계자가 배달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2020.04.0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 서울 강남구 CU역삼점에서 점포 관계자가 배달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2020.04.01. myjs@newsis.com

코로나19(COVID-19)에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휘청일때도 편의점은 빛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5.6%), 백화점(-14.2%), 준대규모점포(-4%) 매출이 1년 전 대비 줄어들때 유일하게 편의점 매출은 1.9% 늘었다.

2017년부터 두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였던 편의점 점포 수 증가세는 한자릿수대로 정체됐다. 2018년엔 4.4%, 지난해 5.8% 전년대비 점포가 늘었다. 수도권 지역 이미 들어설만한 곳엔 다 들어왔고 2018년 편의점업계가 인근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마련하면서 편의점을 새로 내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5년 재계약 시즌을 노리는 편의점업계간 전쟁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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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GS25와 CU간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말 GS25(1만3918개)가 17년만에 CU(1만3877개) 점포수를 넘어섰다. 올해 3000여개에 달하는 재계약 점포가 어디로 향할지 업계 최대 관심사다. 업계에선 GS25와 CU가 올해 점포수 1만4000개를 나란히 돌파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본다.

3위인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말(1만16개) 점포수 1만개를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 1만241개까지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이마트24다.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고 있는 이마트24 점포수는 올 상반기 4899개를 기록했고 이달중 5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커지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줄어들면서 편의점주 입장에선 예전만큼 좋은 환경은 아니다. 실제 올해 6월만 해도 전체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대비 3.5% 감소했다. 하지만 자영업 전체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편의점이 타업종과 비교해 그나마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편의점 폐점률은 6%로 전체 도소매업종(10.5%)에 비해 낮은 편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더 들어갈 자리가 만만치 않지만, 지방도시는 아직 출점할 여지가 있다"며 "이전만큼 성장세가 가파르진 않겠지만 편의점 창업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만큼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혜윤 기자



지금 편의점 열면 한달에 얼마나 손에 쥘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편의점 점주 A씨는 올해로 편의점 5년 계약을 마친다. 다른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이 여러 조건을 내걸며 브랜드를 바꿀 것을 제안해왔지만, 고민이 크다. 최저임금이 매년 높아지면서 가족까지 동원해 주당 80시간 넘게 근무했지만, 매년 점점 더 경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문을 열 수 있고, 큰 자본 없이도 창업이 가능해 은퇴자들의 창업 수단으로 선호되는 편의점. 매년 우리나라에선 수천개의 편의점이 새로 문을 연다. 각 편의점 브랜드들은 저마다 좋은 조건을 내걸어 각자의 브랜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점주의 빈익빈부익부 현상 때문에 신중한 창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편의점 업체가 매출, 기타수입, 비용, 최저임금 등을 고려해 가맹점주 순이익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본 결과, 편의점 점주의 월 평균 순이익은 315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소득 점포와 저이익 점포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 평균 순이익은 315만원 정도라지만, 빈익빈부익부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70%의 점주는 매달 150만~200만원 정도를 벌어가고, 30% 정도의 점주는 월 1000만원 이상씩을 벌어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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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편의점 수가 많아지면서 저매출·저수익 점포의 수도 함께 늘어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정감사에서 편의점 매출현황을 공개하고 저매출 점포의 생존 문제를 지적했다.

우 의원에 따르면 3만여개 편의점 중 일평균 매출 150만원 미만 점포가 47.8%를 차지했다. 1만5800개가 여기에 해당됐다.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일평균 매출 110만원 이하 편의점은 21.1%,로 5군데 중 1군데는 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초저매출점포로 분류되는 일평균 매출 80만원 이하 점포도 6.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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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저매출·저수익 때문에 매년 폐업하는 편의점 수는 크게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폐점률은 5.97%로 전년(4.73%)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2714개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각 편의점 본사는 점주들의 저매출 문제를 해결하고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매년 500억~1000억에 이르는 '상생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한 해만 편의점 본사가 점주들에게 지원한 금액은 BGF리테일 900억원, GS리테일 1000억원, 코리아세븐 430억원 등이다. 이 상생 지원금으로 본사는 각 점주에게 △오픈 1년 이내 점포 안정화를 위해 최저수입 보장 △심야시간 운영 점포 전기료 △매출 활성화 및 솔루션 비용 등을 지원한다.

편의점 본사들은 경쟁사 간 출점 거리를 50~100m로 제한하는 자율규약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또 예상 매출, 점주 수익 등 점포 개설 기준을 15% 올려 신규점 출점을 까다롭게 했다.

지속적으로 편의점 창업이 이어지는 건 30% 고소득 점포에 '내가 들 수 있을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은 창업에 특별한 기술이 들지 않고, 1억원 안팎 소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월수익 1000만원 상위 30% 점포에 들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게 '입지'다"라며 "최근 코로나19로 가게들이 많이 빠져 좋은 입지에 편의점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봐야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점주는 "적지 않은 점주들이 아르바이트생 대신 오래 일하고도 매달 100만~200만원을 벌어가기도 하므로, 정말 내가 들어갈 점포의 입지가 괜찮은 것인지 잘 따져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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