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양성평등위 "낙태죄 폐지, 사회 발전에 기여"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양성평등위)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법무부가 올해까지 마련해야 할 낙태 관련 대책에 대한 권고문을 발표했다.


양성평등위는 21일 '법무부 양평위(민간위원) 1차 권고문'을 발표했다. 권고문에는 새롭게 개정될 법안이 존중·구현해야 할 기본원칙과 유념해야 할 문제 인식, 추진해야 할 조치 등이 담겼다.

먼저, 존중·구현해야 할 기본원칙으론 4가지 사안이 담겼다. △임신·임신중절·출산 주체인 여성의 목소리와 경험 적극 반영 △헌법·양성평등기본법·UN여성차별철폐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이 공통으로 규정한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에 기초한 여성의 임신·출산에 관한 권리' 존중 및 구현 △국제기구가 권고한 '낙태의 비범죄화(처벌조항 삭제)' 유의 △'성과 재생산·건강권' 존중 및 구현 등 내용이다.

유념해야 할 문제 인식으로는 낙태죄 관련 여성의 입장을 성인지 감수성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태의 처벌은 여성의 삶을 크게 위축시켜 국민 삶과 사회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는 설명이다.

또, 낙태를 처벌하는 규정은 태아의 생명보호와 모체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하지만 아이를 낳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낙태가 허용되지 않아 많은 여성들이 음성적으로 낙태를 하고 있어 목적과 상반된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낙태를 한 많은 여성들이 범죄자로 처벌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도덕적 비난을 겪게 하고 그 영향으로 여성들이 성관계와 혼인·임신·출산을 기피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양성평등위에 따르면 낙태 처벌은 세계적으로 비실효성으로 폐지하는 추세고 교육과 사회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평등·건강·안전 등 권리 보장과 태아의 건강·안전·성장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양성평등위는 법무부에 △낙태 처벌 관련 여성·태아가 건강·안전할 수 있는 법·정책 패러다임 전환 △형법 제27장(낙태의 죄) 폐지 개정안 마련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및 시민단체와 협력해 대책 마련 등을 안건을 제시했다.

양성평등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를 통해 낙태죄가 초래한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여성의 임신·출산에 관한 자기결정권, 성과 재생산·건강권 등 인권 신장과 양성평등 구현에 기여하고 혼인·임신·출산 기피 현상이 감소하고 평등·건강·안전·출산이 늘어나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복지사회 구현 등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 낙태하는 것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제1항과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촉탄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하는 것을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국회와 행정부는 올해 말까지 해당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만약 올해까지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법률의 효력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