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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뒷광고’와 1인 미디어 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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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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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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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뒷광고’와 1인 미디어 과도기
최근 일명 ‘뒷광고’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는 추세다. 광고를 전공하는 필자에게도 생소했던 용어인 ‘뒷광고’는 후원 업체로부터 받은 대가를 밝히지 않고 본인이 구매하고 사용한 것처럼 제품이나 서비스를 광고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다수의 유튜버가 소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후기로 올렸던 많은 콘텐츠가 사실은 뒷광고라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해당 유튜버와 소속사의 사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뒷광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비자는 왜 이렇게 유튜버의 ‘뒷광고’에 분노할까. 현재 ‘뒷광고’ 사태는 과거 블로그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2011년 파워블로거가 1년 동안 블로그 이웃들에게 공동구매를 진행해 8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의 분노를 유발했다. ‘귀인(歸因)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동기나 원인을 추론하는데 크게 행위자의 성격이나 기질과 같은 내적 동기와 상황적인 외부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소비자가 파워블로거의 제품 추천과 공동구매 행위를 해당 블로거가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높이 평가하고 다른 소비자와 좋은 제품을 공유하려는 선한 동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믿었는데(내부 귀인)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외부 귀인) 내부 귀인은 약화하여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고 신뢰는 하락하게 된다. 나아가 멀게만 느껴지는 연예인과 달리 주변의 이웃처럼 친밀하게 느끼며 소통했던 블로거가 솔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쉽게 엄청난 수익을 가진다는 사실은 배신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 집단이 확대되면서 과거 블로그 사태와 유사하지만, 더 큰 파급력을 가진 것이 현재의 ‘뒷광고’ 사태다. 레거시 미디어 시대에는 대부분 사람이 수용자로서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면, 1인 미디어 시대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개인이 게임, 패션, 뷰티, 요리, 스포츠, 음악, 시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경험, 지식, 의견, 관심사를 담은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하고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누구나 수백명 혹은 수천만명에 이르는 구독자 혹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 양방향 소통이 자유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인플루언서는 거리감은 줄이고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친밀감을 매력으로 가진다.

하지만 유튜버의 고수익이 화제가 되고 사회적 관심을 얻으면서 일반 소비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친밀감을 기반으로 믿었던 유튜버가 정당한 수익 외에도 소비자를 기만하고 ‘뒷광고’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있었다는 사실은 배신감과 분노를 가져온다. ‘뒷광고’ 유튜버에게 쏟아지는 다소 비이성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비난의 이유다.

하지만 진실하게 콘텐츠를 제작해온 유튜버가 더 많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정보와 재미를 제공해준 인플루언서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산업이 성장하며 겪는 과도기이며 앞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블로그 사태 후 블로거가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제품을 추천한다면 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기준의 모호함 등으로 인해 바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이후 개정을 거쳐 표준문구를 도입하면서 안착하였다.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은 이미지,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된 미디어 환경을 반영해 미디어별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준비되지 않았고 동영상의 경우 광고내용이 재생되는 동안 계속 ‘유료광고’ 표시를 하고 실시간 방송은 5분마다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해야 하는 등 몰입에 방해되고 실효성이 부족한 방안도 있어서 논의와 개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인플루언서 광고 콘텐츠 협찬은 광고주, 대행사, 소속사, 인플루언서,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자가 관여하기 때문에 현재 광고주만 처벌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참여사업자가 협력하는 자율규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광고라고 해서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 솔직하게 광고임을 밝힌 재기발랄한 지상파 간접광고가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앞광고’만 있는 건강한 생태계로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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