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혈장치료 긴급승인, 한국증시에도 약발 먹힐까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여파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지난주(18~21일) 코스피지수는 4.27% 하락하며 코로나19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동안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400명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 약 일주일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시 역시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 대선, 통화 정책 등도 국내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긴급 승인 발표가 국내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FDA(식품의약국)은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FDA는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환자 중 3일 이내 혈장치료제를 처방 받은 이의 사망률이 감소했다며 "혈장치료의 잠재적 위험성보다 잠재적 혜택이 더 크다"고 밝혔다.

혈장치료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안에 들어있는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딘 상황에서 코로나19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FDA의 코로나 혈장치료제 긴급 승인 발표 이후 금과 은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영향은 제한된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간 높아지는 경향"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FDA의 코로나 혈장치료제 긴급 사용 승인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부각된 국내 증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대선 레이스 돌입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주목해야 한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지원금 관련 법안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수요 위축 역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단기 과열 및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펀더멘탈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투자 심리 위축, 외환 시장 변동성 확대, 수급 불안 등이 코스피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진정되기 전까지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 전략 측면에서 여전히 조정 때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매수 시점은 늦추고 매수 가격대는 여유있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필수 소비재와 언택트(비대면) 관련 업종, 그리고 건강관리 업종 등의 이익 개선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