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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리 층 동료까지…느슨해진 탓이라고?[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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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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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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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50잡스]50대가 늘어놓는 雜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같은 층에 근무하는 머니투데이 후배 기자가 지난 주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확진판정을 받았다. 광화문 태극기집회, 사랑제일교회 기자회견 같은 ‘코로나 전선’을 뛰어 다녔던 사진기자다. ‘
해당 층은 주말 내내 소독을 한 뒤 잠정 폐쇄조치했고 그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나도 다른 층에 임시로 자리를 잡았다.

불행중 다행으로, 후배는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쾌유를 기원하고,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밀접접촉자 및 접촉자의 접촉자들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기레기 기더기’라고 욕을 먹어도 누군가는 바이러스 전장에 뛰어들어 보도를 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어린 후배가 전선도 없는 전장에서 피해를 입는 걸 막지 못한데 대해 선배로서 미안하다. 다른 구성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내 주변사람이 실직하면 경기침체(recession), 내가 실직하면 불황(depression)이라고들 한다. 고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한 말이다. 나 말고도 가족이 또 실직하면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라고 부를만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주관이나 경험에서 온전히 벗어나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매스컴이나 전언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outbreak)’을 접할 때와, 가까운 주변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정도가 다르다. 가까운 이들,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초를 겪게 되면 ‘창궐(outbreak)’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더욱 와닿을 것이다.불행히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국민이 사생활을 양보하고, 경제적 희생을 무릅쓰고, 자유의 상당부분을 제한하면서 위태위태하게 견뎌온게 대한민국이다. 그런 희생의 결과물을 당연한 권리인 것으로 착각하거나 악용하는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동이 이를 흐트러뜨렸다.

사랑제일교회 뿐 아니라 집회참가자 중에 확진자가 발생한 민주노총 등 어떤 곳도 다중 집회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전수조사를 받고 책임있는 조치를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n차 확진자만 800명을 넘어선 사랑제일교회를 포함한 다수 개신교 교단, 상식을 넘어선 몇몇 유튜버나 정치세력들은 상시적이고 공개적으로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방해해 왔다는 점에서 차원을 달리 한다.

우리 동료와 이웃 가족들을 위협하는 이런 명백하고 현존하는 일탈행위에 대해서조차도 양비론과 결과론으로 면죄부와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엔 '정부의 느슨한 방역태세'가 통일된 메뉴다. 일별 확진자가 50명 미만으로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제'를 생각해서는 안됐다고? 종교와 집회의 자유를 주장하며 대면예배를 고집하고 시위를 조장 주도하던 세력들이 이제는 정부의 '느슨한 정책'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와 광적인 개신교 집단이 2차 대확산의 진원지임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정부의 '느슨한 방역태세'에 코드를 맞춰 광화문에 나왔다는 건지. 극렬 종교단체와 극우 보수집단이 8월 이전까진 방역지침에 순응하다가 최근 정부의 지침에 맞춰 느슨해지는 바람에 교회와 광화문을 중심으로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다는 말인지 모를 일이다.
더구나 후배기자의 감염과정과 '느슨한 정부의 방역태세' 연결고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일선 취재기자들은 최근의 정부 정책에 상관없이 코로나 취재과정에서 개인위생지침을 지키고 풀기자단을 운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나름의 조치를 취했지만 확진자로부터의 외부감염을 막지 못했다.
후배기자는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가 감염된 '확신자'가 아니다. 정부방침에 따라 '느슨해진' 사람도 아니다. n차 감염자들 상당수가 그렇다. '느슨한 태세' 타겟팅은 감염피해자들마저 싸잡아 느슨해진 사람들로 낙인찍는다.

어느 ‘전문가’는 광복절 이전에 정부에서 모 종합병원에 음압병동 100개를 10개로 줄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며 화살을 정부로 돌려놓는다. 8월들어 일일 확진자 수는 20~46명 사이에서 오갔다. 광화문집회 직전인 13일까지도 50명을 밑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민간병원의 음압병실을 운영하지 않는게 오히려 비합리적이다. 과잉 통제로 민간 경제와 의료부문이 고사상태에 빠지면 재정과 세금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혹은 재난구호금과 궤를 같이하는 고육책인 소비촉진 쿠폰 발행이 ‘느슨한 방역태세’의 대표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실시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나 1700억원어치 쿠폰발행이 국민들 방역태세를 느슨하게 할 만큼 잘 알려지고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에 앞서 경제적 숨통을 틔우기 위한 조치의 필요성이 재계나 중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전문가, 언론으로부터도 제기됐던게 광복절 이전 상황이다(실제 정책 집행 이전에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터졌지만)코로나 확진자가 통제범위 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고, (앞으로도)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미국 대공황기인 1928년에 10만명당 18.0명이었던 자살률이 1932년에는 22.1명으로 높아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듯, 먹고 사는게 힘들어지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급증한다. 코로나 뿐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아직 제 때 월급 받고 있는 사람들은 알기 힘들다. 코로나 대응여부에 따라 지지율이 오르내리는 정부가 여기 취해서 초강경 방역정책을 유지했다면 그게 오히려 정치적 계산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미증유의 사태 앞에서 경제와 방역 둘 다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발병률과 사망률을 유지하면서도 그나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가장 양호한 –0.8%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진과 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방역과 경제의 완급을 조절하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지속될 정도의 코로나 재확산 상황이 이어지면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상황은 나빠졌고, 우리는 3단계 진입의 기로에 서 있다. 그렇게 되면 누려왔던 소중한 ‘일상’을 포기해야 한다. 10명 이상 모이는 모든 모임·행사가 금지된다. 영화를 보고 결혼식장에 가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못하게 된다. 드문드문 갈 수 있었던 학교도 못 간다.
△2주간 평균 지역발생 일일 확진자 수가 100~200명 이상 △더블링(일일 확진자가 전날 대비 2배 증가) 현상이 일주일에 2번 이상 발생하면 △의료역량과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해 거리두기 3단계를 결정한다는 게 정부의 기준이다.
첫째와 둘째 기준은 간단하지만 세 번째는 결국 판단과 결단의 문제다. 발병이후 코로나 방역의 콘트롤타워를 맡아온 질병관리본부 이상의 전문가는 우리나라에 없다.
“전문가들 말을 듣고, 하라는 대로 했으면 나았을 것”이라는 낯익은 비난은 어설픈 ‘전문가’들이나 훈수패, 정치꾼들의 몫으로 남겨 두면 그만이다.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국난극복이 취미라는 한국인들은 이를 극복해내겠지만, 코로나를 확산시키는 '숙주'(감염자, 확진자를 뜻하는게 아니다)들에 대한 단호한 추궁은 격상 여부와 상관없는 숙제다. 제2의 신천지, 제3의 사랑제일교회를 다시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 다른 후배가 취재현장에서 감염되고 사무실과 건물을 통째로 비우는 일은 되풀이하기 싫다.

코로나, 우리 층 동료까지…느슨해진 탓이라고?[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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