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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과잉에 흔들리는 '3권 분립'[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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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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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위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자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은 '3단계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한 적이 없는 고강도 조치다. 공포감은 이미 지난 3월 대구발 확산 때를 넘어섰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그리고 전 목사가 참석한 일부 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가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다. 이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불똥은 집회를 허용한 법원으로까지 옮겨붙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결정문 원문까지 공개하면서 해명에 나섰지만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 않지 않았다.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해임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에만 20만 명 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당일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이해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원이 헌법적 가치와 법률적 잣대로 판단한 것을 결과론으로 문제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우려되는 것은 정치권의 행태다. 여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 후보 합동 연설회에서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새X)라 한다.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허가를 내준 판사의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집회시위법 및 행정소송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원내대표를 지냈고 한때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했던 같은 당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법리와 논거를 떠나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공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초래되었다면 먼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당장은 후련할 수 있다. 하지만 후과는 간단치 않다. 정치인 특히 176석의 거대 여당 정치인들의 도를 넘는 비판은 법원을 움츠러들게 할 수 밖에 없다. 안그래도 법조계에선 법원이 정권 눈치를 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근 대법원은 여권의 유력 정치인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해 '면죄부'가 될 수 있는 판결을 잇따라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부장판사는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다수 의견 보다 소수 의견을 밝힌 박상옥 대법관의 논리가 더 정연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대법원 판결은 개별 사건은 물론, 판결 기조 등에서 1심과 2심 하급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헌법은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의 정신을 담고 있다. 상호간 견제, 균형을 통해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라는 취지다. 사법을 담당하는 법원은 사회의 다양한 갈등 이슈를 최종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치가 법원에 작동하기 시작하면 이런 기능이 퇴행한다. 판결에 승복하지 않게 되고 갈등은 증폭된다.

또다른 헌법기관인 감사원도 정치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올 여름 수해 때 홍수 방지 기능을 놓고 논란이 된 4대강 사업에 대해선 3개 정권에 걸쳐 4번의 감사원 감사가 이뤄졌다. 놀랍게도 매번 결과가 달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판단이 달라지니 4대강 논란은 끝날 줄 모른다.

감사원이 현재 진행중인 월성 1호기 원자력 발전소 폐쇄에 대한 감사는 발표도 전에 정치 논쟁에 휩싸여 있다. 여권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친 원전파의 입장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권은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치명상을 피하기 위한 감사원장 흔들기로 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논란이 불가피하다. 현 정부의 원전 정책이 4대강 사업 논란의 재판이 될 것이란 예상도 적잖다. 정치 과잉이 빚은 비극이다.

우리 국가 시스템 전반에 스며든 이런 정치 과잉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적폐 청산', '사법 개혁' 등을 거치면서 그 폐해가 더 깊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정치가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 혼자 다 해결할 수 없다. 우리 헌법에 담긴 '3권 분립'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길 때다.

정치 과잉에 흔들리는 '3권 분립'[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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