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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세법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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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웅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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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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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 둘째)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12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 둘째)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12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6∙17 부동산대책, 7∙10 부동산대책 등을 연달아 발표했다.

6∙17 부동산대책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법인을 통한 투기적 주택 구입을 막기 위한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종부세율 대폭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7∙10 부동산대책은 주택의 취득(취득세) 보유(종부세) 양도(양도세) 등 부동산 거래의 모든 단계의 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동산 투기수요를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을 하향 시키려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중심에 조세라는 수단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조세는 개념상 국가나 지자체가 살림살이의 재원을 조달할 목적으로 반대급부 없이 법률에 규정된 과세요건에 해당하는 모든 납세의무자에게 부과하는 금전급부의무를 의미하므로, 재원 조달의 목적이 아니라 다른 정책적 목적을 위해 조세제도를 이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대부분의 국가는 조세제도를 통해 단순히 국가의 재원만을 조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세제도를 널리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 부분 효과도 있으므로 이점에 대해 크게 반론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국가의 재원조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종래의 ‘국고적 조세’와 구별하여, 국가가 일정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거나 국민의 행위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부과하는 조세를 ‘유도적 조세’라고도 부른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담배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담배소비세나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투기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두었던 부동산투기억제세, 토지초과이득세, 현행 종합부동산세 등이 대표적이다.

유도적 조세는 정부의 정책방향을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하는 대신 다른 행정명령 등 직접적인 정책수단에 비해 시장개입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나, 일정한 허용 한계를 설정하지 않을 경우 조세법의 기본원칙인 응능과세 원칙이나 조세의 중립성을 해칠 위험을 안고 있다.

즉 유도적 조세는 담세력이 아닌 정부의 정책적 목표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므로 능력에 따른 공평한 세부담의 실현이 어렵고, 시장에서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조세는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효율적 자원배분에 대하여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조세의 중립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유도적 조세에는 일정한 한계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는 결국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인 비례의 원칙에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목표가 정당하고 그 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세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그리고 그와 같은 수단을 통해 얻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국민들의 사익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는지를 잘 따져 보아야 된다.

만약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조세정책보다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거나 그와 같은 수단을 통해 얻는 집값 안정이라는 공익보다 그로 인해 침해되는 국민들의 재산권 등의 기본권이 더 크다면 그와 같은 유도적 조세정책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속도와 같은 속도로 수립 발표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값 안정의 중요성을 고려한 정부의 신속한 대책 수립의 노력과 의지만큼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비례의 원칙에 입각한 정부 정책의 파급효과를 깊이 있게 살펴볼 시간적 여유가 과연 있었을지 걱정된다.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정부의 정책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 하에서 응능과세 원칙이나 조세의 중립성이라는 조세법의 본질과 기본원칙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는 대한민국의 희망찬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세법적 한계
[정재웅 변호사는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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