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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도 끊겨 라면"…'3단계' 시행한 베트남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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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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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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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격상하면 확진자 줄일 수 있겠지만 경제적 타격도 심각할 것"…베트남 교민 "월급 반토막에 해고까지"

의료진이 하노이 거리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집 근처 구급차 앞에 서있다/사진=로이터
의료진이 하노이 거리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집 근처 구급차 앞에 서있다/사진=로이터
"셧다운 이후 오토바이로 가득했던 길이 텅 비었죠. 월급은 반토막났고, 우울감이 찾아오더라고요."

베트남 다낭에서 관광객 대상 마케팅 업무를 하던 양혜진씨(36)는 "33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거리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지난 3월을 회상했다. 베트남은 3월 중순부터 선제적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셧다운' 조치를 시행했다.

국내도 27일 기준 확진자가 400명대를 돌파하며 3단계 격상이 임박한 분위기다. 이날 대구·경북 사태 이후 확진자 최대치를 기록하자 정부는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셧다운'을 경험한 베트남 거주 한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3단계 거리두기는 어떤 모습일지 그려봤다.


텅빈 거리, 문닫은 가게…"2주차부터는 배달도 금지"


다낭에서는 3월말부터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수준의 방역 조치가 시행됐다. 20명이 넘는 회의나 행사가 금지됐고 직장, 학교, 병원에서는 10명 이상 모일 수 없게 됐다. 주유소, 약국, 마트, 생필품 판매소와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 영업은 중단됐다.

평소 일주일에 한 번씩 마트에서 장을 보던 양씨는 확진자가 나오고 난 이후부터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샀다. 셧다운 이후에는 자주가던 식당까지 모두 문을 닫아 배달 음식으로 매 끼니를 때워야 했다.

양씨는 "초기에는 교민들끼리 배달 음식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모바일로 예약해 배달해먹었다"며 "자주가던 카페는 문을 닫기 전 커피를 무료 나눔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도 당연히 문을 닫았고 마트도 단축 운영을 했다"며 "자영업자들의 심정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셧다운 2주차부터는 배달도 금지됐다. 양씨는 "보통 간편식을 집에서 해먹거나 배달음식을 먹었는데 나중에는 배달까지 금지되면서 미리 사둔 라면을 주로 먹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낭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김모씨(37) 역시 "셧다운 기간 내내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음식을 해먹었다"며 "마트를 제외한 컴퓨터가게, 미용실, 옷가게 등이 모두 영업을 하지 않다보니 컴퓨터가 고장나도 고칠 수 없었고 화장품 등 생필품을 제외한 물건들을 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집이 창살없는 감옥으로 느껴져…길거리는 유령도시


베트남 하노이에 설치돼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확산 방지 간판/사진=로이터
베트남 하노이에 설치돼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확산 방지 간판/사진=로이터

다낭에서 서핑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황윤택씨(40)는 하루종일 집 안에서 생활을 한다는게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황씨는 "주변 지인들과도 대부분 메신저로 연락을 해야했고 3명 이상 모일 때는 벌금이 한화로 30만원 가까이 됐기 때문에 소규모라도 모임을 갖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깜깜이 확진자가 매일 몇명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동네는 유령도시처럼 을씨년스러웠고 해변이나 큰길은 공안이 통제를 했다"면서 "다낭이 관광도시이다보니 관광객이 없어져 폐업을 하고 방치된 가게들이 아주 많아 좀비영화를 방불케했다"고 셧다운 된 도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유롭게 외출을 하지 못한다는 불편함과 함께 우울감도 찾아왔다. 양씨도 "집에 혼자 있다보니 외로워서 지인들끼리 집에서 만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해변가에서 잠깐 지인을 만나더라도 2m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쓴 채로 5분 정도 대화를 하고 헤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월급 삭감·경제적 두려움 알기에…"머리론 찬성, 마음은 반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41명 늘어난 27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사진=뉴스1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7일 (483명)이후 최대규모다.  2020.8.27/뉴스1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41명 늘어난 27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사진=뉴스1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7일 (483명)이후 최대규모다. 2020.8.27/뉴스1


거리두기 3단계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회다. 실제 조치가 이뤄지면 10명이 모이는 곳이라면 실내외 모든 집합이 금지된다. 공공기관은 물론 대부분 산업체가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모든 다중이용시설도 저녁 9시 이후에는 영업이 중단된다. 사실상 '이동 제한' 수준의 조치다.

먼저 거리두기 3단계를 경험했던 베트남 교민들은 "3단계를 도입하면 효과적으로 확진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황씨는 "다낭에서는 2차 셧다운으로 수입이 '제로'가 되자 폐업한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인데다 언론 통제가 강하다보니 국민 불만을 쉽게 잠재울 수 있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김씨도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다. 그는 "셧다운이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베트남과 달리 한국은 경제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많은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고를 경험했던 양씨는 "3월부터 시작된 재택근무 때 급여가 50% 넘게 삭감됐고 결국 5월에 해고됐다"며 "셧다운 시행 후 확진자가 확연하게 줄었지만 경제적, 심리적 두려움과 불편함을 알기 때문에 머리로는 찬성, 마음은 반대"라고 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만큼 국내 여론은 여전히 갈린다. 3단계 격상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더 꺼낼 카드가 없는 것도 당국의 고민이다. 그럼에도 감염병 전문가들은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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