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느니"…자신의 입양아였던 목사 남편, 다른 자녀 시켜 살해한 여성

플로델리 도스 산토스 데 수자와 그의 남편. /사진=트위터 vit

빈민가 출신으로 브라질 국회의원 자리에까지 오른 여성이 한 때 자신의 입양 아들이었던 남편의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 측은 범인을 확정지은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즈 등 외신은 브라질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하원의원이 된 플로델리 도스 산토스 데 수자가 살인교사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살해 시도 끝에 남편 앤더슨 도 카르모의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자와 남편 카르모는 1991년 처음 만났다. 당시 수자는 30세, 카르모는 14세로 어머니와 입양 아들의 관계였다. 이들은 이후 연인 관계가 되어 1998년 결혼했고 입양한 아이들을 포함해 총 55명의 자녀들을 함께 키웠다.

두 사람은 모두 기독교도였다. 수자는 정계 입문 전 복음성가 가수로 명성을 날렸으며 남편 카르모는 목사가 됐다. 이들 부부는 브라질 복음주의 기독교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들로 꼽혔다.

그러던 중 카르모는 지난해 6월 16일 리우데자네이루 자택에서 30발의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수자의 주장에 따르면 강도에 의한 사고였다. 그러나 경찰은 수자가 카르모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은 수자가 55명의 아이들 가운데 최소 7명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살해할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경찰은 수자의 자녀 5명과 손녀 1명 등을 체포했으나, 수자는 2018년 브라질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어 체포하지 못했다.

플로델리 도스 산토스 데 수자와 그의 남편. /사진=트위터 ecu11

경찰 측은 수자가 가족 불화를 해결하기 위해 살인을 계획했으며 자녀들에게 카르모를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음식에 독을 넣는 등 살인교사 전에 최소 여섯 번 가량 독살을 시도했다고 추정했다.

현지 언론은 기독교도였던 수자가 이혼이 떳떳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살인을 계획했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가 자녀에게 "신의 이름을 더럽힐 수 없기에 그와 갈라설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은 메시지가 발견되면서다.

브라질의 우파 국회의원이자 전직 경찰관인 레오 모타 의원은 지난 25일 "플로델리스 의원에 대한 증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라며 "그가 하원의원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알란 두테르테 경찰청장 또한 브라질TV 방송에 출연해 수자를 범인으로 지목하며 "조사 결과 품위있고 이타적이던 그의 이미지는 부와 권력을 얻기 위한 계략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