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못사고 돌려받는 돈 40조, 어디로?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 및 계좌 개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만4000원. 공모주식수는 1600만주, 총 3840억원 규모다. 2020.9.1/뉴스1

카카오게임즈가 IPO(기업공개) 공모주 새역사를 쓰고 있다. 국내와 해외, 기관과 개인, 모든 투자자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흥행을 예상했지만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지난 1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 날 경쟁률은 427.45이다. 증거금은 16조4000억원이 모였다. 첫 날 청약 증거금이 SK바이오팜 전체 청약 증거금 절반을 넘었다.


둘째 날 청약이 더 집중되는 경향을 고려하면 최종 결과가 어떨지 기대된다.

수요예측 이어 청약에서도 신기록 행진…청약 경쟁률 1000대 1 넘을 듯
우선 SK바이오팜의 국내 IPO 공모주 청약 증거금 최고 기록 30조9899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경쟁률 1000대 1 기준 청약 증거금은 38조4000억원이다. 시장에선 1000대 1 이상 경쟁률을 예상하는 편이다.


만약 둘째 날 청약 수요가 폭발해 경쟁률 2000대 1을 기록할 경우, 청약 증거금은 76조8000억원이다.

오히려 청약 첫 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몇 주 못 받네, 그냥 안 하겠다"며 포기하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될지가 변수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참여 기관 수, 경쟁률 모두 국내 IPO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련 사진.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40조원 이상 예상되는 청약 환급금 어디로…빅히트 등 공모주 수혜 전망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 중 개인투자자 배정 768억원을 제외한 자금은 모두 환급된다. 4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돈이 시장에 쌓인다는 의미다.

이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 6월 23~24일 청약을 받은 SK바이오팜 (85,000원 ▲1,000 +1.19%)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SK바이오팜 때도 청약 증거금 중 환급된 약 30조원이 주식 시장에 퍼졌다.

지난 7월 국내 증시 개인투자자 유동성 장세에 SK바이오팜 청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모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SK바이오팜 이후 공모주 청약 경쟁률 1000대 1 이상이 속출했다.

급기야 지난 7월 이루다 (6,450원 ▲10 +0.16%)는 공모주 청약 경쟁률 3039.55대 1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처음 보는 숫자에 공모 시장 참여자 모두가 놀랐다.

한국파마 (18,950원 ▼10 -0.05%)와 영림원소프트랩 (8,470원 ▲80 +0.95%)도 공모주 청약 경쟁률 2000대 1을 넘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 BTS의 광고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빌보드는 31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 100 최신 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네 차례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핫 100 정상에 올려놓음으로써 빌보드 양대 차트를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도 쓰게 됐다. 2020.9.1/뉴스1

카카오게임즈 청약 환급금도 주식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개인투자자가 이끌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공모주 청약을 처음 경험한 신규 투자자의 일부는 다음 공모주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IPO 시장 성수기인 하반기에 줄줄이 등판할 공모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다음 기대 공모주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눈길을 끈다. 이미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전략 확정 막바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신약 개발 바이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진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유경제,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공모 시장 등판을 앞두고 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의 환급금이 다음 공모주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하반기 수십개 기업이 IPO에 도전할 예정인데, 밸류에이션 등 투자 포인트를 꼼꼼히 따지며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