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급락에 심장이 쿵…방역효과·뉴딜펀드가 희망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지난 8월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2020.8.21/뉴스1

간밤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와 애플 등 기술주가 급락했다. 나스닥은 약 5% 빠졌다. 6개월래 최대 낙폭이다.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등 개별 종목에 대한 이슈,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경기 회복세 둔화 소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598.34포인트(4.96%) 내린 1만1458.10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07.77포인트(2.78%) 내린 2만8292.73,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25.78포인트(3.51%) 내린 3455.06으로 마감했다.

테슬라 9.02%, 애플 8.01%, 아마존 4.63% 등 주요 기술주가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위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경계 심리가 확산되자 제약·바이오 등 다른 업종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의 급락은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동안 상승 폭이 큰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종목 위주로 급격하게 매물이 출회됐다"며 "국내 증시 역시 그동안 주식 시장과 다른 금융 시장은 물론 경제 지표와 차이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 기술주 조정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의 위축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간 과열을 식혀줄 기간조정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 기술조 조정 영향은 국내 증시에서 개별 재료가 해당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해줄 것"이라며 "다음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에 주목하며 점진적인 상승세를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COVID-19) 조기 방역 기대감에 주목했다.

실제 지난 3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88명으로 200명 이하로 줄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번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 이하를 하회하며 조기 방역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또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BBIG K-뉴딜지수 또한 성장기업 중심의 상승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은 "정부가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세부 내용을 발표했는데, 관련 종목군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반영이 돼 있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다만 이 펀드가 정책 펀드로는 역대 최대인 2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펀드가 조성되는 2021년에는 관련 종목의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유동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대훈,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지만, 유동성의 힘을 재확인하며 국내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예산안 처리라는 대외변수와 코로나19 국내 확산에 대한 우려 등 대내변수가 존재하지만, 증시의 상승 동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통화정책 확대를 시사하는 등 주식을 하기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60조원에 육박하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환급금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연구원은 "낮은 예금금리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등 시중에 투자할 대안처가 마땅치 않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청약 환급금은 증시 대기자금이나 공모주 재청약 등 증시 투자를 위해 증권 계좌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