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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검열' 국민은 '폭격'…중국의 'SNS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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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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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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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중국의 애국 알레르기 (上)

[편집자주] 이효리와 쯔위, 곰돌이 푸…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들 인물이나 캐릭터에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인들이 공분했거나 현재도 화를 분출하고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다. 맹목적 애국주의를 분출하는 대표적 누리꾼 집단으로 꼽히는 '샤오펀훙(小粉紅)'의 분별없는 행동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중국 지도층의 애국 알레르기의 변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곰돌이 푸’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도 없다는 중국에서 중국인의 나라사랑은 정작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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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검열' 국민은 '폭격'…중국의 'SNS 애국'


◇중국 비난하면 십자포화, 애국교육 받은 Z세대 샤오펀훙

중국 최대 검색엔진에서 가수 '이효리'를 검색해보면 그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단했다는 기사들이 나온다.

이효리는 지난달 22일 방영된 한 예능프로에서 "예명으로 마오 어때요?"라고 말한지 11일만에 SNS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식 트위터인 중국 웨이보 이효리 계정에 올라온 마지말 글엔 3만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린 상태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가 우리에게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인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전 국가주석을 모욕했다며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마오쩌둥은 중국 초대 주석으로 중국에선 최고의 영도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효리의 발언에 대한 댓글의 내용은 원색적이다.

"세종대왕을 예명으로 쓰면 좋겠느냐" "이미 죽었으니 올해 생일 축하가 없네" "너희들이 왜 미국의 식민지인지 알겠다"는 등의 댓글에 수천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한국인들은 중국 네티즌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효리가 언급한 '마오'가 마오쩌둥과 성이 같다는 이유로 '폄하'라고 주장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의 이런 반응은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이 논란이 된 것과 유사하다. 쯔위 대만 국기 흔들었다가 공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사실 이효리나 쯔위에 대한 반응은 일부 네티즌에 국한됐다. 이 공격의 배후엔 맹목적 애국주의를 분출하는 대표적 누리꾼 집단으로 꼽히는 '샤오펀훙(小粉紅)'이 거론된다. 작은 분홍색이라는 뜻의 샤오펀훙은 애국적 광신을 보이는 젊은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중화민족으로서 강한 자부심과 집단성을 보이는 점이 특징이 있다.

40여년 중국의 문화혁명 시기 홍위병(공산당의 청년운동에 가담한 학생)들은 마오쩌둥 주석에 열광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절대명제가 됐고 교시가 됐다. 마오 주석은 떠났고 텐안먼 광장에 거대한 초상화로 남았다. 그렇다면 홍위병들은 어떻게 됐을까.

홍위병을 자처했던 이들도 나이를 먹었고 중국의 경천동지할 변화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들은 '샤오펀훙(小粉紅)'이 됐다. 샤오펀홍은 한국의 연예인이 자신의 예명으로 ‘마오 어때’라고 농담을 건넸을 때 견딜수 없었다.

[베이징=AP/뉴시스]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첫 '쉐이크쉑'(Shake Shack, 일명 쉑쉑버거) 매장이 개점해 햄버거를 산 손님들이 선물로 받은 기념품을 함께 들고 매장을 나서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수많은 현안을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본사가 있는 햄버거 체인점이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열었다. 2020.08.12.
[베이징=AP/뉴시스]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첫 '쉐이크쉑'(Shake Shack, 일명 쉑쉑버거) 매장이 개점해 햄버거를 산 손님들이 선물로 받은 기념품을 함께 들고 매장을 나서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수많은 현안을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본사가 있는 햄버거 체인점이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열었다. 2020.08.12.

◇시진핑시대 애국주의 강화교육 받은 첫세대

연예뉴스나 맛집 정보에 관심이 많은 중국 젊은 네티즌들이 중국을 비난하는 행위에 과민반응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배경으론 1990년대 출생한 '주링허우(90后)', 2000년대 출생한 '링링허우(00后)' 등 이른바 Z세대가 거론된다.

이들은 2013년 시진핑(習近平) 시대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을 온전히 받은 첫 세대다.

이들은 중국이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 자랐는데, 애국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맹목적 애국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샤오펀훙들의 맹목적 애국주의는 중국이나 중화주의를 비판 또는 반대하는 이들에겐 강한 적대심과 무자비한 사이버 폭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과도한 애국주의가 쇼비니즘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애국주의 강화의 배경엔 시 주석의 종신집권 시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EO출신 경제전문가면서 미래학에도 꾸준히 견해를 밝혀온 홍성국 의원은 그의 저서 수축사회에서 중화민족 전통의 재발견이란 명분으로 시진핑 정권이 공자(孔子)를 부각시키는 것이 민족주의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을 폈다. 공자사상은 충효가 바탕인데 충효사상은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에 대한 맹목적인 헌신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중국을 절대화하고 타집단(미국 혹은 서구)을 공포와 시기심으로 대하는 원시적 감정을 고양시켜 자연스럽게 시진핑이 중화민족주의의 중심이 되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경제사회사업 심포지엄을 주재하고 있다. 2020.08.25.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경제사회사업 심포지엄을 주재하고 있다. 2020.08.25.


◇미중간 갈등, 맹목적 애국주의로 발현

최근 미·중 갈등 속에 중국에서 불고 있는 애국주의 열풍이 온라인에서 발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내부 결속이 필요한 중국 지도부가 애국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 및 중국 사회주의에 대한 공격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행사에서 미국을 겨냥해 이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베이징인 민민대회당서 열린 항일전쟁 및 반파시즘전쟁 승리 75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강경한 메시지를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 주도의 중국 공산당 공격에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자평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고 공산당의 성격·목적을 훼손하려는 어떤 사람이나 세력의 시도에도 중국인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사회주의와 관련해서도 "중국 고유의 사회주의를 왜곡하거나, 중국인들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이룬 위대한 발전을 부정하려는 개인이나 세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다른 자리에서 시 주석은 일본을 향해서도 한마디했다. 항일전쟁 및 반파시즘전쟁 승리 7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그는, 중·일간 평화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에 이익이 된다면서도 일본 군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깊이 반성하는 것이 관계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며 역사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공산혁명 원로로 꼽혀온 아버지(시중쉰)를 둔 시 주석은 문화혁명 시기 홍위병의 공세에 밀려 하방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권부의 핵심에 재진입해 시황제로까지 불리며 영구 집권까지 노린다는 시선을 받는 그는 홍위병의 후손들 샤오펀훙의 폭주에 관망하며 때로는 즐긴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오쩌둥의 홍위병과 시진핑의 샤오펀훙, 중국뿐 아니라 때로는 외부를 향하는 그들의 칼날과 위태위태한 동거에 전세계는 주목한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김주동 기자



'곰돌이 푸' 中금기어?…'영화~SNS' 검열 또 검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제공=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제공=신화 뉴시스

최근 중국이 스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 출판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내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서술한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피케티 교수가 이를 거부하면서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피케티의 신간이 중국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특정 내용이 중국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릴 만해서 중국 내 출판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의 문화콘텐츠 검열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책과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게임 댓글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까지 모두 들여다본다.

◇시진핑 닮은 곰돌이 푸, 중국서 민감

/사진=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사진=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대표적인 게 '곰돌이 푸'다. 중국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와 닮았다는 이유에서 관련 미디어를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온라인 검열을 피하기 위해 푸를 시 주석에 비유해 풍자하면서다.

곰돌이 푸가 주인공인 디즈니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은 그 이유조차 밝히지 않고 상영 금지 조치됐다. 중국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푸를 검색하면 중국 정부가 승인한 글만 볼 수 있다.

미중갈등이 격화되던 7월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의 SNS에 반려견이 푸 인형을 가지고 노는 사진을 올렸다가 '곰돌이 푸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이 폼페이오 장관이 시 주석을 비꼬고 조롱하기 위해서 해당 사진을 올렸다고 추측하면서다. 결국 폼페이오 주석은 "시 주석을 의미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개인 SNS부터 댓글까지 일일이 검열

/사진=홍콩자유언론 공식 트위터
/사진=홍콩자유언론 공식 트위터

검열 이유도 다양하다. 성악가 류커칭은 그저 시 주석과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로 개인 SNS가 거듭 차단당하고 검열 대상에 오르게 됐다. 시 주석과 닮은 외모때문에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틱톡 계정을 팔로우했고, 그의 공연 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류커칭은 지난해부터 틱톡과 웨이보가 계속해서 차단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증언했다. 프로필 사진 규정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는데, 정장 차림에 빨간 넥타이를 맨 그의 모습이 시 주석과 닮았기 때문이란 추정이 나왔다. 프로필 사진을 바꾸자 다시 계정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계정 역시 중국의 대형 정치행사가 있을 때면 다시 정지됐다.

개인 온라인 검열은 더욱 철저하다. 중국은 '만리방화벽'이란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며 뉴욕타임스,CNN등 영미권 언론뿐만 아니라 홍콩과 대만 언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해외 소셜 미디어를 차단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모든 게임에선 채팅 내용을 검열하고 게임 내 중국인과 외국인의 접촉도 금지하고 있다.

더불어 개인 SNS와 국민들이 다는 온라인 댓글까지 검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사이버 정책을 감독하는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식(CAC)는 웨이보와 위쳇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자체 검열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지난해엔 4만개가 넘는 위챗 계정이 폐쇄됐다.

지난달엔 위챗 계정을 정지당한 한 중국 남성이 위챗 모기업인 텐센트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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