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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자 "이자내더라도 한국 채권 사겠다"…줄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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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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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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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9.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9.10. scchoo@newsis.com
“이번 초저금리,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성공은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굳건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비상경제회의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중 일부다. 외평채는 이날 비상경제회의 메인테마인 ‘2차 재난지원금’과는 무관한, 더구나 국민 일상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대상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한국경제에 있어 ‘마이너스 금리 외평채 발행’이 갖는 의미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외평채 사겠다고 줄 선 해외투자자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2020.03.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2020.03.19. 20hwan@newsis.com

외평채는 외국환평형기금 조성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환율 급등락을 막고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한 총알(외환) 확보 수단인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딜어나운스(Deal Announcement)를 블룸버그(Bloomberg)에 게시하며 외평채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해외투자자로부터 외평채 수요를 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사실 이날 딜어나운스 이전까지 기재부는 ‘시기’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3일(뉴욕 현지시각) 나스닥지수가 전날보다 598.34포인트(4.96%) 폭락하는 등 전주에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재부의 결론은 ‘고(go)’였다. 앞서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믿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초반부터 해외투자자 주문이 쏟아졌고, 결과적으로 최종 발행물량(14억5000만달러)의 8배에 달하는 120억달러 주문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해외 현지 로드쇼(투자자 설명회)가 없었는데도 해외투자자의 폭발적 수요를 이끌어냈다.

기재부는 이른바 ‘비대면 로드쇼’로 활로를 찾았다. 해외투자자들은 재택근무 상황 때문에 화상회의를 꺼려해 전화(컨퍼런스콜)로만 설득해야 했다. 기재부는 한국경제 상황만 설명하는 '논딜 로드쇼(Non Deal Roadshow)'가 아닌, 이번 발행할 외평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딜 로드쇼(Deal Roadshow)’를 추진,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이너스 금리 실현...왜?


해외투자자 "이자내더라도 한국 채권 사겠다"…줄선 이유는

수요가 몰리니 발행금리가 당초 정부가 제시한 수준보다 크게 낮아졌다. 정부가 외평채를 사들인 해외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가 줄었다는 의미다. 달러화 10년물(6억2500만달러) 외평채 발행금리는 1.198%로 ‘역대 최저’로 기록됐다. 종전까지 달러화 10년물 역대 최저금리는 지난해 발행분(2.677%)이었다.

유로화 5년물(7억유로)은 –0.059%로 결정돼 ‘마이너스 금리’를 실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액면가액인 7억유로 보다 많은 7억200만유로를 받고, 만기에는 액면가액(7억유로)만 상환하면 된다. 해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주면서 반대로 이자를 내는, 얼핏 보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해외투자자가 마이너스 금리로 외평채를 구매한 이유와 관련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해외투자자들은 보통 외평채를 만기까지 갖고 있지 않고 중간에 매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 외평채가 ‘안전자산’으로서 인기가 높아지면 유통금리가 내려가고 채권가격은 상승한다. 이때 매매를 하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해외투자자가 은행 등인 경우 외평채는 건전성·유동성 규제 비율 준수 수단이 될 수 있다. 주현준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일례로 은행은 고유동성 자산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해야 하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때 필요한 것은 언제든 시장에 내놓으면 제값에 팔리는 고유동성 자산이며, 외평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 굳건” 확인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09.0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09.08. kmx1105@newsis.com

기재부는 저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하면서 한국 기업의 해외차입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외평채 금리는 한국 기업·기관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화 외평채는 2014년 이후 6년 동안 발행되지 않아 ‘기준 금리’로서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을 가능하게 한 것은 코로나 확산세 지속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속에서도 우리 경제에 굳건한 신뢰를 보여준 해외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와 국민의 코로나 방역, 경제대응 성과는 물론 대외건전성을 비롯한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나라 밖의 평가를 재확인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경제회복 노력에 더욱 진력하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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