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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태풍 앞에 멈춘 원전 6기, 원전 안전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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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전 한국원자력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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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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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전 한국원자력학회장)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전 한국원자력학회장)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전 한국원자력학회장)
5개 화력발전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임무는 안전(安全)하고 안정(安定)적으로 양질의 전기를 값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한국전력 (21,550원 상승100 0.5%)공사는 석탄, 가스, 원전, 수력, 재생에너지를 함께 운영하며 수시로 변동하는 부하에 따라 적절히 여러 발전소를 선택적으로 가동 중지하거나 급하게 가동하며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제어함으로 전기의 품질을 유지하게 된다. 여기서 안정성은 안전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중요 가치이다.

예기치 않은 기후 변화는 전력망 제어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가령 갑자기 쾌청한 날씨가 지속되며 바람도 많이 불게 되면, 태양광, 풍력 전원이 과다 생산돼 다른 전원을 강제로 꺼야만 한다. 반대로 급격한 기후 변화로 전원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지난번 2번의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달아 닥친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될 수 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전원 공급이 부족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이 경우 태양광, 풍력은 전혀 기여를 못한다. 할 수 없이 가스발전기를 그 만큼 돌려야 만 한다. 가스 발전은 비싸지만 전력안정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 원전이나 석탄발전소는 발 빠르게 대처를 하지 못해서 대체 전력원이 못된다. 원전은 특히 일년내내 일정한 발전량을 담당하는 기저부하 전원이다. 안정적으로 양질의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3일과 7일 강력한 태풍 때문에 총 6기의 원전이 차례대로 정지됐고 아직 복구 중이다. 이 일로 제한 송전을 한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전력 사정은 매우 안정적이다. 그러나 또 다른 태풍이 더 많은 원전을 정지시키는 상황을 만들어 내면 매우 심각한 전력공급의 안정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면밀히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중대한 사건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태풍으로 발전소 외곽의 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터빈과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된 것이라 한다. 바닷가에 위치한 송전설비가 정비 소홀로 염분 공격에 고장이 난 것이거나 노후한 부품을 적절히 교체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이 되지만 애초부터 과도한 세기의 태풍에 취약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떻든지 간에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재발을 확실히 방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문제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두려움이다. 지역민들은 이번 사건을 '사고'로 받아들이면서 이렇게 따지는 것처럼 들린다. “원전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되고 운영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안전에 소홀한가”, “이정도의 태풍에 원전이 정지된다면 내가 어떻게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가” 라고 말이다.

사실 이번에 태풍으로 문제가 발생한 원전의 전력 송수신 설비는 가스발전소나 석탄 발전소에도 똑같이 설치되는 매우 유사한 설비임에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염려의 무게는 서로 달랐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염려이지만 이렇게 주장하는 분이 있다면 상황을 잘못 이해한 면도 있다. 사소한 고장 정도는 넘기며 어지간한 위험 가능성도 무시한 채, 원전이 정지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만 목적이 있어서는 안된다. 최장기간 무정지 운전 실적이 있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가령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조금만 있어도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지시켜야 하는 것처럼, 원전도 태풍 때문에 부품에 조그마한 이상이 생긴다면 안전을 위해 일단 정지시키는 것이 옳다. 원전의 안전성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태풍으로 원전이 자동정지된 것은 오히려 정상적이고 다행인 일이다.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고 안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원전 6기 운전 정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에는 질타를 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한수원에 격려할 필요도 보인다.

정리하자면 이번의 태풍 피해는 충분히 예상되는 고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재해이다. 그러나 역대급 태풍이라도 한꺼번에 6기의 원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안전계통은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설계대로 매뉴얼대로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차후의 보다 강력한 자연재해에 대해서 보다 폭넓게 대비하는 조치들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행해지도록 감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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