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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플랫폼은 또다른 기회" 들썩이는 배터리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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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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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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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현대차 ‘전기차 플랫폼’ 가동, 테슬라도 떠는 이유(下)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내년 상반기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가동하며 테슬라 추월에 나선다. 지난 130년간 자동차를 지배해왔던 내연기관을 뒤로 하고, 이제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시대를 본격 개막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조와 긴밀히 협의하며 E-GMP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그룹으로 치고 나갈 태세다. 이 플랫폼은 글로벌 강자인 한국 배터리업체들에게도 전무한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관련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현대차그룹 E-GMP 가동의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본다.


3년내 테슬라 잡겠단 폭스바겐, 그 뒤 바짝 쫓는 현대차


폭스바겐인 지난 2018년 9월 드레스덴 공장에서 '일렉트릭 포 올' 전략을 통해 최초 공개했던 전기차 플랫폼 'MEB' 사진/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인 지난 2018년 9월 드레스덴 공장에서 '일렉트릭 포 올' 전략을 통해 최초 공개했던 전기차 플랫폼 'MEB' 사진/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전기차 생산과 소프트웨어 발전 측면에서 얼마든지 테슬라를 따라 잡을 수 있다"
폭스바겐 베른트 오스텔로 노무책임장은 이달 초 독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글로벌 전기차(EV, PHEV) 판매량 점유율에서 테슬라는 17.7%(12만58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4.3%(3만700대)에 그치며 4위였다.

그런데도 폭스바겐은 어떻게 3년 내에 1위 테슬라를 따라잡는다는 걸까. 폭스바겐의 이 자신감은 2018년 야심차게 선보인 전기차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에서 나왔다. 오스텔로 노무책임장은 "폭스바겐 MEB는 어떤 브랜드의 차량도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이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바꾼 것에서 벗어나 아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전기차 디자인과 성능 향상, 원가 절감을 노린다.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는 보고서에서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부품 공용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차량 수익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전기차 플랫폼을 보유해야 향후 도래할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로봇 택시 등에도 수월하게 적용하고 전기차 시대에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완성도 높은 전기차 플랫폼을 가장 먼저 선보인 기업이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이 MEB 플랫폼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EB는 대용량 배터리를 차량 바닥에 집중 설치해 충분한 주행거리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공개했다. 무엇보다 합리적 가격을 내세웠다. 누구나 구입 가능한 가격대로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MEB 플랫폼의 폭스바겐 첫 라인업인 ID.3는 지난해 9월 최초 공개된 뒤 본격 생산에 나서 이달 중 고객에게 처음 인도될 예정이다. MEB 기반 첫 SUV인 ID.4도 디자인이 공개됐다. 폭스바겐은 2022년 말까지 4개 브랜드, 총 27종의 전기차를 MEB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 폭스바겐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업체가 현대·기아차와 GM이다. 이중 GM은 지난 3월 열린 'EV 위크'에서 새로 개발한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함께 이를 동력원으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BEV3'를 공개했다. BEV3의 가장 큰 특징은 합리적 가격으로 SUV, 크로스오버, 승용모델 제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품수도 최소화해 단순 조립 방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GM은 지난달에 BEV3 플랫폼을 적용한 캐딜락 최초의 순수 전기차 '리릭'을 공개했다. GM은 2023년까지 최대 22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요타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스즈키나 스바루 등과 함께 개발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전기차 플랫폼은 경쟁이 아닌 다양한 협업도 유도할 전망이다. 플랫폼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일단 개발에만 성공하면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다. 한 자동차 회사가 플랫폼을 만들면 이를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포드가 사용할 수 있게 파트너십을 맺었고,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도 MEB를 활용해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도 미국 전기차 기업 카누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중점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은 기자




전기차 플랫폼 조단위 시장 열린다…배터리 빅3도 '들썩'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가동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같은 한국 '빅3' 배터리 업체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E-GMP로의 배터리 공급은 또 한 단계 기업을 성장시킬 결정적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E-GMP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2차 공급사로 LG화학을 낙점한 상태다. 1차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은 당장 내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하며, LG화학은 2022년 이후 생산하는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을 맡는다.

지금까지 양사는 1~2차가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별로 배터리 공급을 양분해왔다. LG화학이 주로 현대차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했다면,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 배터리를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 E-GMP가 본격 가동하면 1~2차, 나아가 3~4차 식으로 배터리 공급을 차수별로 전담하게 되고, 그만큼 더 많은 차수를 확보하려는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은 격화될 조짐이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E-GMP 배터리 공급도 원래 차수 개념이 없었지만 배터리 를 수주하려는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이를 분담하는 차수 방식이 도입됐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는 각 차수별로 배터리업체들이 조 단위 배터리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수주 금액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전용 E-GMP가 가동하는 첫해인 만큼 인기몰이를 할 수 있고, 협업 노하우 측면에서도 SK이노베이션과 계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앞으로 예정된 E-GMP 3차 배터리 물량을 어떤 업체가 수주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또다시 맞붙을 것으로 본다.

이와 달리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는 현대·기아차가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하며 E-GMP 수주 경쟁에선 한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배터리 협업을 위해 회동하면서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전기차 배터리→자동차용 반도체→자동차 전장'으로 이어지는 폭넓은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E-GMP 가동을 계기로 최강자 그룹에 속한 상태다. 테슬라와 폭스바겐·아우디, 르노·닛산 등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4강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테슬라를 정조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E-GMP는 배터리 업계 입장에선 전기차 외에 수소전기차와 개인비행체(PAV)로 협업을 늘리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1위인 한국 배터리업계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차세대 모빌리티 배터리도 꽃피울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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