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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안 나가 노숙할 판인데…대출 갚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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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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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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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보호법으로 전입 못하면 전입 조건부 주담대 약정이행 못해…주담대 상환+3년간 주담대 금지

서울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인근 부동산에 매물 전단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인근 부동산에 매물 전단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스1
#10년 동안 맞벌이를 한 30대 부부가 10년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집을 샀다. 계약금을 먼저 지급했고 오는 10월 전세 계약이 끝나 전세금과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갑자기 새로 산 집의 세입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거론하며 "애들 교육 때문에 이사할 수 없다"고 했다. 전세계약 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졸지에 이 부부는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더 큰 문제는 은행에서 빌린 대출도 갚아야 한다. 앞으로 3년간 주담대도 받을 수 없다. 7월1일부터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사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하는데 이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예외 적용은 극히 제한적일 전망이다. 사실상 금융당국도 손을 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6·17 부동산대책으로 지난 7월1일부터 모든 규제지역에서 집을 살 때 주담대를 받으면 집값과 상관없이 6개월 이내에 실거주해야 한다.

2018년 9·13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사기 위해 주담대를 받으면 2년 내 실거주하도록 한 규제를 강화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2년 전 이뤄진 전입 조건부 주담대의 약정이행 만료일이 도래하는 만큼 금융회사가 약정 이행여부를 확인하는지 집중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실제 사례처럼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샀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실거주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면 실거주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 시행일인 7월31일 이전에 집주인이 실거주 매수인과 계약을 체결하면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법 시행 이후 체결한 계약이라도 ‘전세 만기 시점에 세입자는 나가고 실거주 매수인이 입주한다’는 사전 합의가 있다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

9·13대책 이후 9억원 초과 아파트를 산 경우엔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 7월31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때 실거주하겠다고 집을 사면 나중에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다.

다만 사전 합의 없이 집을 사거나 등기 이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서 나가지 않으면 실거주 약정을 지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금융회사는 대출자에게 약정을 이행하지 못한 만큼 대출을 갚으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은행 등이 여신심사위원회를 열고 예외를 적용할 수 있으나 금융당국이 집중 점검하는 만큼 예외는 극히 일부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부동산 대출규제와 임대차보호법이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같은 민원 사례가 접수되진 않았지만 시간문제일 수 있어서다. 특히 부동산 대출규제는 감독규정이나 행정지도인 반면 계약갱신요구권은 법에 정해진 권리여서 대출자의 의무보다 세입자의 권리가 앞설 수 있다. 대출자 민원이 속출할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여신심사위원회를 열고 약정이행 예외를 적용할 수 있으나 예외 적용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에서 금융당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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