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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무조건 옛날 상품이 좋은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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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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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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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보험은 무조건 옛날 상품이 좋은 거 아닌가요?”

보험업계의 정설로 통하는 얘기 중 하나는 옛날에 출시된 상품일수록 좋은 상품이라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선 맞는 말이다. 보험회사들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 추이를 보면서 손해율이 나빠지면 상품을 개정한다. 과도하게 지급되는 보험금을 줄여 전반적인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장이나 한도가 축소되기도 한다. 새로운 가입자 입장에서는 옛날 상품이 좋은 상품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의 경우는 어떨까.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실제로 낸 의료비를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국민 약 34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2009년 이전에는 보험사마다 실손보험 상품이 다 다르고,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어 이를 악용해 이른바 ‘의료쇼핑’이 성행했다.

과잉진료와 과도한 의료 서비스 이용으로 손해율이 치솟자 보험사들은 2009년 이후 상품 표준화 작업을 통해 여러 번 구조를 바꿨고 2017년에는 이른바 ‘착한 실손보험’(신실손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힌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을 특약으로 떼 내고 자기부담금 비율을 30%로 높인 것이다. 대신 보험료는 낮췄다.

당시 실손보험료가 해마다 너무 많이 오른다는 원성이 자자했던 터라 가입자들이 대거 신실손보험으로 갈아타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전환 비율이 높지 않았다. 매년 보험료가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의 체감 할인율이 높지 않았고 “그래도 옛날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 탓에 신실손보험을 외면한 것이다.

이런 전례가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연내 실손보험을 다시 한번 개편한다. 기존의 보험료 할인에 더해 의료 이용횟수 등에 따른 보험료 차등을 적용한다. 보험금 청구를 많이 하면 보험료 인상을 가파르게 하고 반대로 안 쓰면 할인 혜택을 더 많이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상품의 보장만큼이나 실제 본인의 의료 이용횟수와 보험료 할인율 등이 상품 선택의 변수가 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의 평균 위험손해율은 132%, 영업손해율은 116.7%다. 각각 손실 기준점인 100%, 80% 대비 손해율이 30%p(포인트) 이상 높은 상태다. 이렇다 보니 매년 보험료 인상률이 높다. 특히 갱신주기가 긴 보험사의 가입자들은 보험금을 청구한 적도 없는데 두 배 이상 올랐다는 민원도 심심치 않게 제기한다.

치료 횟수나 금액의 제한이 없는 대신 갱신할 때마다 높은 보험료 인상을 감당하며 기존 실손보험을 그대로 갖고 갈지 아니면 횟수나 금액에 제한을 두고 보장받는 대신 보험료 할인을 받을지는 결국 개인의 선택 문제다. 다만 차등제가 적용되고 나면 “무조건 옛날 상품”을 외치기보다 개인별 상황에 따른 득실을 잘 따져봤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족력과 치료 이력이다. 가족력과 치료 이력이 있으면 아무래도 보장 금액과 범위가 넓은 이전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해지하고 나서 재가입을 할 때 과거의 보상 이력이 있으면 가입이 어려울 수 있다. 또 부담보나 할증 등 불리한 조건으로 가입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대신 신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매년 더 많이 오르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특별한 가족력 등이 없는 데다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는 데도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 불만이라면 자동차보험처럼 차등제가 적용되는 새로운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손보험의 손해율 안정화다. 당국은 2009년 이후 4차례에 걸쳐 실손보험 상품구조를 바꿨다. 그렇지만 매번 손해율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쪽짜리’ 제도개선이라는 오명을 듣지 않으려면 상품을 바꾸는 것 못지 않게 비급여 진료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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