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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상청장 "한국날씨 정확도 더 높아…기상망명족 가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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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진상현 사회부장, 정리=정경훈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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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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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울 동작구 기상청 본청 2층 국가기상센터의 대형 스크린은 쉴새 없이 돌아갔다. 화면 맞은 편에는 전문 예보관 10여명이 스크린과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보며 기상 변화를 체크하고 있었다. 2018년 활동을 시작한 천리안(위성) 2A호는 2분 단위로 선명한 그래픽을 보내 한국 대기 상황을 전했다.

스크린에는 한국 관측 자료와 더불어 세계기상기구(WMO), 영국 관측 모델(UM)의 예측 현황도 번갈아 가며 나왔다. 평소에도 12시간 교대 근무를 서는 예보관들은 지난 장마철에는 밤샘 근무에 나서며 상황을 분석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상청은 내내 '오보청'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5월 내놓은 '더운 여름이 온다'는 3개월 장기 예보가 빗나갔고, 7월 이후 긴 장마와 폭우로 날씨 민감도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예보 정확도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실패한 탓이다. 기상청 예보를 못믿고 해외 날씨 앱 등을 찾아보는 '기상망명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김종석 기상청장(62)은 지난 1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앱 사용의 이유가 기상청을 못믿어서라면 청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날씨 예보에 대한 정확도를 따져보면 해외국가의 앱보다 기상청 예보가 더 정확하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예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후 변화로 날씨 예측 더욱 어려워져…올 여름 장기 예보 대부분 국가 빗나가"


-취임 2년이 지났다. 그동안 기상청에는 어떤 발전이 있었나.
▶무엇보다 '초단기예보' 생산을 위한 관측장비 다각화에 힘썼다. 실시간 감시를 위해 CCTV나 레이더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천리안 2A호를 2018년 12월 발사했다. 천리안2A호는 2분 간격으로 기상 관련 자료를 전송한다. 이는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의 핵심 요소다.

9년간 개발을 거쳐 올해 4월 사용 시작된 수치예보모델은 집중호우 대비가 중요한 한국에 특화된 시스템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6시간 이내 강수 발달·이동·소멸 등에 대한 그래픽 정보를 10분 단위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이 '내 머리 위에 떨어지는 비는 언제 그칠까' 등에 대한 정보나 재난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돼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여러 발전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기상청은 잦은 오보로 인해 큰 비판을 받았다.
▶역대 가장 긴 장마와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의 내습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큰 피해를 입었다. 재난 예방의 시작인 예보를 담당하는 기상청 직원 모두 매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피해 입으신 분들의 아픔에 가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기상청에서도 밤낮 없이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에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5월 22일 여름 날씨 전망을 내놓은 뒤 6~7월에 지속적으로 수정했지만 전달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판을 깊이 새기고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이상 기후가 잦아진데다 일부 기상청 예보가 빗나가면서 더 비판이 컸던 것 같다.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에는 발생하지 않던 기상 현상들이 잦아지면서 기존 시스템을 통한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예보는 과거 자료를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마주한 현상이자 난관인데, 특히 1~3개월 후를 내다보는 '장기 예보' 시스템이 악영향을 받는다.

단적인 예가 이번 여름이다. 5~6월을 지나며 한반도 기상에 영향을 주는 티베트의 얼음이 예상보다 빨리 녹고 시베리아 기온이 급상승했다. 이 결과 7월 한반도 공기가 서늘해지는 한편 한·중·일에 걸친 장마 전선이 생겼다.

장기 예보는 기상청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 나라의 예측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한다. 국내 모델과 더불어 세계기상기구(WMO) 모델 등 9개 모델을 참고하는데 이 가운데 7개 모델이 5월 당시 올여름 장마를 예측하지 못했다. 실제로 다른 국가 기관들도 기상청과 대동소이한 여름 기상 전망을 내놓았다.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기상망명족 얘기 가슴 아파…실제론 한국 날씨는 기상청이 더 정확"


-한국 기상청 대신 해외 기상 앱을 믿는 이른바 '기상망명족'마저 나오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았나.
▶해외 앱 사용의 이유가 기상청을 못믿어서라면 청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다양한 앱을 찾는 이유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기상청도 '빠른 예보' '보기 편한 예보'를 만들기 위해 '윈디' 등 해외 앱을 모두 참고했고 '날씨알리미' 앱에 계속 변화를 주고있다.

다만 한국 날씨 예보에 대한 정확도를 따져보면 회자되는 앱보다는 기상청 예보가 맞을 때가 많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예보는 일반화된 모델의 해석에 각 나라의 특수 인자들이 날씨에 미치는 영향 분석까지 더해 나온다. 이를테면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은 산 앞뒤로 강수량이 판이하게 다를 때가 있다. 한국은 산지가 많아 관련 정보를 잘 파악해야 하는데, 국내 정보는 기상청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올해 여름 날씨가 특이했던 만큼 재해 대비에 대한 국민 관심도 커졌다. 이를 위해서는 예보 정확도가 가장 중요한데, 중장기 예보가 부정확하다면 국민들은 무엇을 봐야 하나.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최신 날씨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몇 개월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 예보는 단기예보보다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데, 기상 변동이 심해진 만큼 변화의 여지도 늘어났다. 실시간 예보 확인도 매우 중요하다. 2018년부터 재난 발생 2시간 전에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태풍 경로는 정확했다는 평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반도에 온 4개 태풍의 경로 예측도 우리 기상청이 가장 정확했다고 볼 수 있다. 태풍들이 짧은 기간에 몰아친 만큼 재난 대비를 위해 정확한 예측이 매우 중요했다. 그런 만큼 태풍·레이더·위성 등 각 분야 전문 인력으로 꾸려진 태풍대응반을 구성했고, 정확한 경로 예측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태풍을 고해상도로 실시간 추적 가능한 천리안2A호도 경로 예측의 공신이다.

-한국 기상청만의 강점이 있다면.
▶기상청의 장점은 수준 높은 '인적 자원'을 보유한 것이다. 아울러 기상청 본청 직원중 석박사가 35.7%이고 기상과학원의 석박사 비율은 61.3%인데, 예보관들의 전문분야 지식 수준이 높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예보관 양성 프로그램도 지난해 6개월이던 교육 기간을 올해 1년으로 늘리는 등 발전하고 있다. 예보는 결국 인간의 해석으로 나오기 때문에 인적 자원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본다.



"기후 위기 코앞까지 왔다…국민적 경각심 제고 방안 필요"


-기후 변화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데
▶기후 위기는 코앞이다. 이미 제주도는 기후 변화 아닌 기후 위기라고 상황을 표현한다. 강원도에 사과 농사가 가능해진 점, 오징어 감소 등 근해 어족 변화가 위기 신호다. 40~50대를 위주로 여전히 한국 날씨를 '삼한사온'이나 '천고마비'로 표현하고는 하는데 이 말들은 무색해진지 오래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기압 배치가 바뀌면서 태풍이 과거보다 더 북쪽인 대만, 필리핀 인근에서 생겨 북상한다. 예전 같으면 위력이 약해지던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강한 힘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내습한다는 뜻이다. 발생 지역과의 거리가 짧아진 만큼 대비할 시간도 줄어들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국내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들도 재난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또 기후 위기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제고할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일기 예보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 능력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꾸준한 예산 투입이다. 국회에서 배정하는 예산은 현재로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지속성이 중요하다. 수치예보모델은 9년 간 780억원을 들여 개발한 결과 탄생했다. 모델 도입 후 옛 일본 모델을 사용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더 정확한 에보가 가능해졌다.

예보에 있어 지형 정보를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중인데, 목표 시점인 2027년까지 꾸준한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또 바다는 육지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한국에는 해상 관측망이 없어 확충도 필요한 실정이다. 정확도 향상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한편 한국 기상기업의 해외 진출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머투초대석 김종석 기상청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8월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남은 임기 동안 특히 기상청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점이나 목표가 있다면.
▶기상재해에 대한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아울러 기상재해로 인한 영향까지 살필 수 있도록 기상정보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상 예측은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기에 100% 정확한 정보 제공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정보의 신뢰도와 접근성 등을 높이기 위해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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